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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래

별리

FINAL CUT

by 하늘을 나는 백구

이젠 울음이 굳어버린 돌.

미움마저 빛을 잃은 먼지.

절망도, 희망도 모두 수면 아래로 잠잠해졌지.


이별은, 깨진 거울에 비친 우리의 마지막 표정.

멈출 틈도 없이 흘러가는 강물.

그냥 이 허탈의 무게에 주저앉고만 싶어.


오래전 꿈꿨던 싱거운 결말이

현실의 창문을 두드릴 때,

우린 이토록 나약해지기 마련이야.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늘 그랬듯이 끝의 그림자가 두렵기 때문.

그리고

이 무거운 일상의 끌에 너무 닳아버렸기 때문이야.


새벽 안개처럼 은은한 빛이 창을 가로지르면,

밖으로,

숨 쉬듯 나가서.

온 힘을 다해 뛸게.

당신이 내게 주고 간 모든 순간을 향해.


거부는 이제 소용없어.

이젠 차가운 현실도,

뜨거운 꿈도,

애써 잊을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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