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CUT
이젠 울음이 굳어버린 돌.
미움마저 빛을 잃은 먼지.
절망도, 희망도 모두 수면 아래로 잠잠해졌지.
이별은, 깨진 거울에 비친 우리의 마지막 표정.
멈출 틈도 없이 흘러가는 강물.
그냥 이 허탈의 무게에 주저앉고만 싶어.
오래전 꿈꿨던 싱거운 결말이
현실의 창문을 두드릴 때,
우린 이토록 나약해지기 마련이야.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늘 그랬듯이 끝의 그림자가 두렵기 때문.
그리고
이 무거운 일상의 끌에 너무 닳아버렸기 때문이야.
새벽 안개처럼 은은한 빛이 창을 가로지르면,
밖으로,
숨 쉬듯 나가서.
온 힘을 다해 뛸게.
당신이 내게 주고 간 모든 순간을 향해.
거부는 이제 소용없어.
이젠 차가운 현실도,
뜨거운 꿈도,
애써 잊을 필요가 없어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