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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설 Sep 04. 2023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  단 요 작가님 -


#수레바퀴 는 경도와 위도에 따라 토요일 새벽 3시도

금요일 저녁 5시도 될 수 있는 시간에, 누군가는

잠들어 있고 누군가는 일하고 누군가는 쉬는

시간에 나타났다.

 마지막 때의 징조라 말하는 사람이 있었고,

나노칩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고, 정신과에

달려가서 약을 증량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다가 두어 시간이 지나 죽어가는 이를 찍은

영상이 인터넷에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빛에 거두어지거나 어두운 심연으로 끌려 내려가는

영혼들.


◎ 수레바퀴를 변호하기

수레바퀴 차별 같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솔직히 인정하자.

우리는 적색 비중이 높은 사람을 껄끄럽게 느낀다.

눈빛이 흉흉한 부류는 높은 확률로 범죄자고,

인상이 멀끔하고 언변이 유창한 사람이라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법에 걸리진 않을 결점일지라도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 그렇다면 배우자가 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가정적이고 완벽한

남자가 사실은 가면을 쓴 괴물이었음을 깨닫고

두려움에 떨기? 아니면 모든 사람에게는 크고

작은 허물이 있음을 인정하고 개선과 발전의

가능성을 믿기?


 믿거나 믿지 않을 이유들

안티휠은 수레바퀴에 대한 통념을 거부하는 입장으로,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

① 첫째 유형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섣부르다고

보는 회의주의자들이다.

② 둘째 유형은 강경한 정치적 입장으로서, 수레바퀴가

상호 감시와 전체주의적 억압을 불러온다고 본다.

③ 셋째 유형은 수레바퀴 사태가 집단적 환각이거나

인공적인 허상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수레바퀴 이전의 세계는 '쓰레기를 침대

아래 숨긴 다음 방을 정리했다고 믿는' 식으로

운영되었고, 이 믿음의 유일한 보증서는 기술 발전과

가속주의에 기댄 낙관론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더욱 뛰어난 기술이 나타나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낙관은 미래의 자신을 초월적인

구원자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종교보다도 더 종교

같은 것이며, 1950년대 이래로 기술 발전은 위기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해가 뜨고 지는 신비, 해일이 몰아치는 신비,

화산이 폭발하는 신비, 계절이 바뀌는 신비,

생명이 잉태되었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신비를

고대인의 시각으로 해석한 결과물이 바로 종교였다.

과학의 시대를 거쳐 영성의 시대가 되돌아왔다.


 통념과 달리 경제와 윤리, 그리고 기독교 전통은

깊은 공통점으로 묶여 있다. 경제, 즉 이코노미Economy라는

단어가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아oikovouia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이는 집을 의미하는

오이코스oikos와 관리를 의미하는 노모스vouos의

합성어로서 국가와 가정의 재무를 관리하고 필요한

것이 온전히 분배되게끔 하는 책임이자 수행을

의미하며, 기독교 교리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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