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서하는베짱이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을 아시나요? 0.7입니다. 하락수치가 너무 빨라 통계가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주변을 잠깐만 돌아봐도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결혼을 기피하고, 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올리려고 노력하지만 하락 추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왜 출산율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을까요?
심각한 의료 인프라 부족
아이가 있는 분이라면 병원 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알고 계실 텐데요. 한 달이 멀다 하고 아픈 아이를 데려갈 병원 찾기가 힘듭니다. 새벽 줄 서기는 기본이고, 인터넷 예약을 위해 알람 맞추기는 일상입니다. 병원 예약은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다른 병원도 부족하지만 특히 소아과는 더 심각한데요. 의사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아과 선택을 기피하고, 부족해진 소아과 의사를 대신해 타 전문의들이 소아과 진료를 보는 기이한 현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어른과 아이는 신체구조 자체가 달라 치료방법이 같아서는 안됩니다. 어른 치료와 동일한 방법으로 아이를 치료할 수 없습니다. 병은 낫지 않고 약도 듣지 않게 됩니다. 제대로 된 진단이 안 되는 상태에서 치료는 불가합니다.
기침하면 기침약을 주고 열이 나면 해열제를 주는 처방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증상완화가 아닌 원인 해결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바라는 우리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걸까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래도 버텨볼 만합니다. 몸이 힘들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병원 치료를 받을 수는 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응급상황입니다. 1분 1초가 다급한 상황에서 아이를 데려갈 병원을 찾지 못해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RSV 진단을 받았을 때입니다. 열이 40도가 넘어가는 급성 열경련을 보여 119에 전화를 걸었는데요. 전화하는 잠깐 사이에도 아이 눈이 돌아가고 거품을 물며 혀가 말려가는 모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병원을 찾지 못해 길거리에서 아까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 이보다 끔찍한 일은 없습니다.
돈 보다 필요한 실질적 지원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늘린다면서 생생내기 정책을 내놓습니다. 출산축하금, 아동수당, 각종 바우처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선심 쓰듯 돈을 뿌려대는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절대 출산율을 높일 수 없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아이를 낳지 않는 게 돈 때문인가요?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파도 데려갈 병원이 없고, 맞벌이 가정에서는 부모도움은 절대적입니다. 육아를 위해 휴직을 내거나 단축근무를 하면 승진 누락이나 기피부서로 발령이 나는 것도 흔한 사례입니다.
정부 지원을 해서라도 소아과 의사수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눈치 보지 않고 휴직이나 단축근무 쓸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그로 인해 발생한 결원은 즉각 채워줘야 합니다.
일본은 남자 직원이 휴직을 하면 정부에서 대규모 지원을 해 주는데요. 우리처럼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히려 동료들이 휴직을 쓰라고 해당 직원에게 눈치를 줍니다. 이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출산율 저하는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 사회분위기가 문제입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걱정하기보다는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정부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