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기분이 든다.
분명 친구를 만나고 왔는데도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우울이 자리 잡는다.
어른들은 말한다.
"우울, 그거 누구나 다 겪는 거야. 너만 그런 줄 알아?"
이런 말을 듣고 우리는 더욱더 슬퍼진다.
공감 하나 못해주는 어른들이 밉기도 하다.
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나의 마음은 우울하다.
친구를 만나서 재밌게 놀았음에도
초대받지 못한 손님, 우울이 내 마음속을 박차고 들어온다.
이 우울을 다른 시선으로 봐보자.
우울하기에 무언가를 해야 하고
그 무언가를 하기 위해 우울이 필요하다.
우울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친구를 배웅해 주고 전철에 올라탔을 때
나는 라디오를 틀었고 그 라디오에 집중했다.
진행자의 목소리를 듣고
순간 내 마음에 빛이 들어오고 우울이 나갔다.
다시 말해 우울이 떠나버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우울하다.
그래서 방금 라디오를 틀었는데
우울이 나가버렸다.
우울 때문에 나는 라디오를 트는 행위를 했고
라디오를 틀었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우울은 나쁘지만은 않은 감정인 것 같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나처럼 라디오를 듣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서 우울을 잊는다면
우울을 나가게 한다면
오늘 하루가 괜찮아지지 않을까.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