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성장기
올해 들어 사회생활 4년 차가 되었다. 사회초년생의 어설픈 정장 속 설렘과 긴장되는 마음을 감춰둔 채 첫 출근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꼭 지켜온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나만의 아침 루틴'인데, 1시간 반 전에 출근해서 나의 개인공부를 하는 루틴이다.
9시 반이 출근 시간이지만 나는 8시에 회사에 도착한다. 회사에 도착해서 회사 지하 휴게실에 내려가 시리얼을 먹으면서 내가 궁금했던 것, 잘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한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DB, 파이썬 등등 IT 전반에 대한 기초를 쌓기 위해 공부를 해왔다. 3년째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그동안 섭렵한 도서와 강의가 꽤 된다. 한 시간 공부를 하고 나서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30분 간 메일 확인, to-do 리스트 작성 등을 하면서 천천히 업무를 시작한다.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면 좋은 점들이 참 많다.
아침을 내가 좋아하는 일로 시작하면 '회사의 일'을 하기 위해 눈을 떠 출근 준비를 하는 게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눈을 뜨게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아~ 일어나서 어제 보던 강의마저 봐야지' 또는 '이번 주 공부 목표 끝내야지!'라는 생각에 이불을 걷어 차고 일어나게 된다. 침대에서 피곤한 몸을 더 수월하게 일으켜 세울 뿐 아니라 조금 더 힘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한다.
이런 일상을 루틴화하면 매일 1시간씩, 일주일에 5시간씩 개인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개인공부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저녁에는 약속도 있고, 예상치 못한 야근이 생길 수도 있는 걸. IT 업계 특성상 신기술은 쏟아져 나오고, 개인 역량 개발로 공부할 것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렇게 루틴을 정해두고 공부하면 내가 목표했던 학습을 마무리하기가 당연히 수월하다. 이 루틴 덕분에 그동안 목표했던 자격증 취득을 여러 개 취득했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내가 담당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 루틴은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주었다. 끈기나 꾸준함에 대한 명언이 참 많은데, 그만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나의 직무 전환 기회도 이 루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는 그저 회사 지하가 조용해서 혼자 공부에 집중하려고 늘 그 자리에서 공부를 했던 것인데, 팀원들부터 회사 임원까지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매일 그 자리에서 공부하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회사 내 많은 사람들이 나의 성실함을 높이 샀고, 내가 진로 고민을 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엔지니어라는 직무에 흥미를 느끼는 것을 알고는 부서 이동을 승인해 주어서 직무를 전환할 수 있었다.
나는 앞으로 남은 직장 생활 동안 늘 지금의 루틴을 유지하고 싶다. 이 루틴이 나를 성장시키고 또 다른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나만의 아침 루틴'이 나를 깨웠다. "오늘은 Data Warehouse 공부하던 것 마무리해야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