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년 차 동북아 전문가를 꿈꾸다.
2002년 벚꽃이 피기도 전인 어느 봄
처음 중국의 칭다오(青岛)라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 인생 첫 번째 중국 행이었다.
가볍게 여행을 가는구나 생각을 할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왔던 나는
그 당시만 해도 나랑 중국이 얼마나 긴 인연을 갖고 살아갈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 중국이라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낯선 공간에 떨어져서 니하오 밖에 몰라서 영어랑 바디랭귀지로 친구들과 소통을 해야 했던 아이는
그리고 먹을 것이 입에 맞지 않아, 먹을 수 있는 음식보다 먹지 않는 음식이 더 많던 아이는
지금 자라서 가끔씩 잠꼬대를 중국어로 하거나
가끔씩 중국어로 주사를 부리곤 하는 성인으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웬만한 중국 음식은 거뜬히 처리할 수 있는 위를 갖게 되었다.
학창 시절 짧은 유학 기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 동안은 우리나라 교육 커리큘럼을 다시 쫓아가느라 중국어를 공부할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다.
그러다가 좀 더 마음껏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외국어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되었다. 일본어나 영어 프랑스어 같은 외국어들 또한 그때 배우기 시작하였다.
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수능을 보지 않고 대학교에 외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특기자전형으로 입학을 하고
군대까지 중국어 통역병으로 다녀온 후
현재 직장에서 중국 담당을 하여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과의 인연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16년이라는 시간을 중국을 오가면서, 중국인들과 교류를 해왔다면,
어느 정도 중국에 대한 전문가나 이해도가 높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와서도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기에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아니 중국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맞는 듯하다.
지금도 꾸준히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해를 하기에는 단편적으로만 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를 공부해왔고, 학부시절 경영학 그리고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면서
중국의 정치적인 부분, 경제적인 부분, 문화적인 부분들을 모두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아직도 그 공부의 끝은 한참 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계속해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이라는 나라를 공부하면서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보자면
우선, 중국을 이끌고 있는 공산당이라는 정치적인 시스템을 알아야 되고
두 번째로, 그 위에 기존의 경제적인 부분들
세 번째로 , 56개 소수민족들 그리고 지역별로 나오는 다른 특성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전한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마지막으로 해당 국가의 문화와 특징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외국어, 즉 중국어는 당연히 알아야 되는 부분이라 생각이 된다.
예전에는 몰랐었는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중국통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학다식한 사람들도 많이 보았지만, 반대로 이 부분들을 다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일부 분야만 조금 경험을 해봤다고 해서 중국에 대한 전문가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욱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가 보았던 중국이 모든 중국을 대변하는 것 마냥. 또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뻔한 내용이야 라고 하는 자만심은 결국 자기 자신을 그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저렇게 성장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롤모델보다는
나는 저렇게 하지 않아야지라고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는 게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이 된다.
또한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경험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스스로가 다 안다고 생각해서 지식 확장의 가능성을 막지 않아야지 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은 더욱 지식의 공간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의 경제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어서, 언젠가는 그러한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은 지금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새로운 신지식, 신기술들을 마구마구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의 몸집을 확대시키고 있다.
흔히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는 현재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있으면, 어디로 휩쓸려 버릴지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어떤 포지션을 갖고 나아갈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 또한 스스로의 몫이라고 생각이 된다.
한 국가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어려운데 동북아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수박 겉핥기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 동북아 지역의 나라의 언어나 문화 그리고 종합적인 관계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으나 결코 쉬운 부분이 아니다. 그 부분 또한 잘 알고 있기에 일본이나 북한 그리고 국내 정치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역사적으로 관련된 장소들을 찾아가고 이야기들을 들으려고 하고는 있지만, 언제 스스로가 동북아 전문가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에 쌓여있다.
그리고 그 여정이 쓸쓸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은 계속적으로 들기도 한다.
올 한 해 그런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재미를 느끼고자 쓰고 있는 중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칼럼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또한 든다.
※ 위의 글은 개인적인 생각 및 경험을 적은 것으로 보편적인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중국, 일본, 북한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모임이나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