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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 Jun 18. 2020

춤추는 어린아이

니체, 두 번째 키워드 Übermensch 

순응하고 살면 편했다. 정해진 것들을 잘 해내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피땀 나게 노력하니 영어 전문가가 되었다. 문제를 풀 때는 1등 수험생으로, 현장에서 강의를 할 때는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이미 정해진 체계적인 것들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했으며 힘들더라도 의심하지 않았다. 사막을 걷는 낙타처럼 의연히 걸어갔다. 그러던 중 걷는 일을 멈추게 되었다. 익숙한 사막이 낯설게 느껴졌다. 하루하루가 짜증 나기 시작했고 화가 났다. 당연한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의심이 들자 허망감이 맴돌았다. 나는 나름 잘해왔는데, 현실은 사면초가였다. 조금씩, 조금씩, 짐들을 벗어냈다. 아직 더 비워낼 것들이 많지만 요즘은 비워내는 재미를 느낀다.


우리는 진행형의 존재다

낙타는 등에 많은 짐을 짊어지고 앞으로 걸어간다. 무릎은 굳은살로 덮여있고 왜 짐을 짊어지고 사는지 의심하지도 않는다. 그저 건조하고 뜨거운 사막을 걸어갈 뿐이다. 낡은 생각이나 의미 없는 일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며 인내심 하나로 살아가는 삶이다. 수동적으로 살던 낙타가 자유를 갈망하기 시작하니 사자의 모습으로 바뀐다. 사자는 많은 짐을 거절할 자유를 쟁취했지만 스스로가 무엇을 위해서, 왜 존재하는지 모르는 상태이다. 사자는 거칠고 전투적이다. 사자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삶을 사랑하기 시작하자 어린아이로 변신힌다. 어린아이는 모든 것에 천진난만하여 세상을 재미있는 놀이로 다루는 자이다. 


어린아이는 천진난만이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으로 굴러가는 수레바퀴이고, 최초의 운동이자 신선한 긍정이다. p.48


어린아이에게는 짐이 없다. 이미 자유롭기 때문에 자유를 쟁취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동하며 그저 '즐거워할 뿐'이다. 기쁜 마음으로 춤을 추며 주체적으로 살아간다.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극복하는 인간, 위버멘쉬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때, 어떤 것도 나의 삶에 영향을 주지 못할 때, 더 이상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때, 우리는 근본적인 자기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p.133


실패한 일이 생겼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깊게 열망하여 노력한 일이 있다는 뜻이다. 노력을 했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오늘을 추구했다는 뜻이다. 시도했다는 것은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삶을 능동적으로 사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바꾸고 싶은 것들이 많은 사람은 불편함을 겪어야 하므로 고통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스스로를 극복하는 사람만이 성장의 환희를 맛보게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바꾸고, 바꾸다 보면 자신이 즐거워할 길을 분명히 찾을 것이다. 그 순간을 찾기 위해 길고 부단한 성장을 추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한 번도 되어보지 못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삶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작은 것을 기뻐하고 미완성을 완성하는 성장을 계속 추구했으면 한다. 나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삶으로 거침없이 뛰어들며, 행복한 극복의 과정을 즐기는 어린아이, 위버멘쉬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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