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학년 3반>
지하철에 한 가족이 섰습니다. 노란색 옷을 입은 유치원 여자 아이 둘과 엄마 그리고 아빠입니다. 손에 먹을게 가득한 짐을 보니 주말이라 나들이를 가려는 모양이군요. 아이들은 신나서 들떠 있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방긋방긋 웃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엄마와 아빠는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애교에 아빠는 함박미소 중입니다. 아이가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1학년 3반 갔다오면 안되요?”
“응? 1학년 3반?”
아이의 물음에 아빠는 놀란듯 되묻습니다만 아이들은 아빠를 조르기만 합니다.
호그와트의 마법학교라도 숨겨져 있는 걸까요? 교실 따윈 없습니다. 저도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아빠도 나도 아이가 말한 교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소위 착하고 순진한 눈에만 보이는 걸까요? 아빠가 허락하자 아이가 쪼르르 달려가더니 지하철 바닥을 가리킵니다.
“아빠 여기 있다. 1학년 3반!! 2반도 있고 1학년 1반까지 있어요!!!”
그제서야 아이가 무엇을 말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지하철 바닥에 놓인 숫자를 반으로 표현한 거였죠. 거의 매일 보지만 아무렇지 않았던 사물이 아이의 눈을 통하니 다르게도 보입니다. 아이에게는 모든것이 놀랍고 새롭기만 한 세상이네요.
이 재밌는 세상에서 오래 건강하게 뛰어놀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