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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사장님의 8월은 지금보다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별일 아닌 경험을 연습삼아 써보자.



"빵이 한바구니에 오천원 입니다!!!!"



늦은 시각의 지하철 통로.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남은 빵을 판매하는 사장님의 목소리였다. 나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았다. 가게 앞에는 바구니에 빵들이 종류별로 담겨 있었다. 빵들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였다.


"한 바구니에 오천원입니다. 엄청 싼거에요"


사장님은 눈이 약간은 충혈되어 있고 엄청 피곤해 보였다. 오늘 하루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보기에도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사장님은 조금 조급해 보였다. 아마도 이 빵들을 다 팔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사장님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오늘 아침 7시 부터 저녁 10시까지 일을 했거든요. 지금은 직원들 퇴근 시켜 놓고 혼자 다 팔고 가려고 합니다."


사장님의 노력 덕분인지. 사람들 몇몇은 모여들었고, 바구니에 담긴 빵들은 하나 둘씩 주인을 찾아갔다. 골고루 바구니에 담겨 있는 빵들을 고르느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나도 한 바구니에 담긴 빵 오천원어치를 샀다.


"이 가게도 8월까지만 하려구요."


"그럼 뭘 하시게요?"


"무엇을 할지는 대충 정하기는 했는데 지금 보다는 낫겠지요"


사장님은 내게 귀뜸 하셨다. 새로운 것을 할거라는 기대감이 느껴졌다. 늦게까지 재고를  팔아야 하는 피곤함을 앞으론 벗어나게 되리라는 희망을 잔뜩 품고 있는듯 보였다. 지금 당장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 현실의 피곤을 잊게 하는 명약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떨이로 빵을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아쉽지만, 새로이 무언가를 시작할 사장님의 8월은 지금보다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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