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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볶음밥 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

인터넷에는 다양한 레시피들이 존재합니다. 라면은 끓일 줄만 알았는데요. 맛있는 요리가 되는 장면을 보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마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가 컵라면으로 밥을 하는 장면 보게 되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보기로 합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1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들어간 곳에 도착하면 길의 끝 무렵에 작지만 눈에 띄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요즘같이 대형 마트가 가득한 곳에서는 보기 힘든 곳입니다.







내부에는 층층이 쌓인 라면과 과자 한쪽에는 담배들이 가지런히 모여 있었습니다. 아래로 오래된 모니터가 보였습니다. 몇평이 안되어 보이는 작은 곳에 있을건  있어 보였습니다. 가지런히 놓여진 모습은 사장님의 깔끔한 성격을 나타내 주는  같습니다. 어릴  시골에 있던 구멍가게를 구판장이라고 불렀는데요.  그곳에 가면 할머니가 누워 있다가 맞이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구판장을 연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이어서 인지 손님이 없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젊어 보이는 여자 사장님께서 맞이해 주십니다. 어딘지 인상이 좋아 보이십니다.



"컵라면 밥이 유명하다고 해서 먹으러 왔어요.."





한쪽의 자리로 안내를 해줍니다. 가게의 나이를 가늠케  보이는 오래된 테이블은 여전히 튼튼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말을 붙여 보기로 합니다. 사장님은 이곳을 인수한지는 일년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본인도 이곳의 오래된 단골이었다고 해요. 30여년간 운영하던 가게의 노부부가 건강상의 이유로 가게를 닫으려고 하자 추억의 공간이 없어지는게 아까워서 인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일을 하기전에는 회사에서 물류 관련해서 힘든 일을 했었어요. 건강이 나빠져서 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된거죠."


사장님은 지금의  일이 너무 즐겁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밝아 보이는 이유가 있었네요.


컵라면을 뜯고 라면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라면을 불리고 계란과 함께 볶아내면 끝입니다. 한끼 아주 간단히 먹을  있는게 장점입니다.



'볶음밥과 김에 김치까지 나오는데 4,000..'


밥은 햇반보다 양이 많다고 합니다. 뭔가 남김 없이 주는 느낌이 듭니다. 젊은 사장님에게서 할머니의 넉넉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참기름으로 마무리 해서 내어 오십니다. 라면의 향긋한 향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풍미를 높입니다. 라면을 좋아해서인지 너무나 맛이 좋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습니다. 하지만 라면 볶음밥이 처음부터 사람들이 찾는 메뉴는 아니었다고 해요.


"주변에 SNS 잘하는 분이 있어 이런게 있어서 한번 팔아볼까 하고 말했더니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이것저것 가격을  매길려고 했어요. 계란 얼마  얼마  얼마.. 그런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제가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는 나눠주고 있지요."


가게는 원래 상인들을 위해 판매 하는 곳이라 타지역 사람들은 별로 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 들어 SNS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조금씩 오기 시작한다고 해요. 많이 알려져도 고민이 된다사장님. 가게를 혼자 운영 하니까 손님이 많이 와도 일일이 챙기기가 힘들어 그렇다고 합니다. 가게가 작으니 가급적 점심시간 이후 적당하게 오는게 좋을듯 합니다. 이곳은 맛집은 아닙니다. 옛날의 감성과 요즘 신세대의 감각이 어우러져 있는 곳 같아요. 먹으러 온다기 보다는 분위기를 보고 추억을 나눌  있으면 좋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함께 와서 구경와도 좋을  같네요.




"혼자 가게를 운영하면 힘들지는 않으세요?"


" 괜찮아요. 처음에 했던 일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여유가 생겨서 좋아요. 참, 커피는 서비스에요"


"아이고.. 커피값 드려야 하는데...."


"괜찮아요."


"그럼 대신 포스팅이라도 열심히 해드릴게요"


"ㅎㅎ 괜찮아요. 그냥 있는데로 쓰시면 되죠"


"사장님. 이렇게 나눠주면 뭐가 으세요?"


"이것저것 나누어 주니까 아는 동생이 물어보는 거에요. ‘누나는 이렇게 나눠주면 도대체 뭐가 남아요? ‘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대답을 했어요. 뭐가 남긴. 네가 남잖아."




이곳에 오길 잘한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하구요. 건강  챙기세요. 다음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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