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서.
지난번까지는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이야기만 한가득 풀었으니까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휘청거림에 대해서요. 갑자기 확 진지해져 버리는 주제와 제목에 저도 어색하지만은 지난 주말은 저에게 퇴사 이후로 꽤나 정신적으로 지친 이틀이었거든요. 지난번에도 말했듯 이곳에서만큼은 혼자 버텨나가고 만들어보는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를 적어내보고 싶어서 피하지 않고 적어내보려고 합니다.
이번 난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내가 가진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 서 있는 저를 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보통의 저라면 가지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해나가거든요. 그래서 이번 한 해도 여기까지 1분기가 마무리되었고요. 지난 1분기 동안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진짜 조금씩이지만 그럼에도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전에는 없던 성취들이 저를 굉장히 행복하게 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그 가지지 못한 것을 같이 나아가던 누군가가 선점했을 때. 저는 끝없는 현타 속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빙빙 돈답니다. 그리고 그게 지난 주말 동안의 저예요. 뭘 계속 안 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할 일에 적어둔 항목들을 계속 해내고는 있는데, 사실은 집중이 하나도 안되고 오히려 점점 더 슬퍼지고 눈물이 막 쏟아질 것 같은 거예요. "대체 왜 나는 이렇게 힘든데도 이렇게 밖에 안 되는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걸 잠깐 내려놓고 독자가 좋아해 줄 만한 소재들을 사용해서 그리고 있음에도 왜 나는..?"
이번 주말의 사태는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응원과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소유함에 대한 질투가 동시에 와르르해버려서 그 결과로 제가 엄~ 청나게 조급해져서 이도저도 못하고 마음이 붕붕 떠있었습니다. '내 이야기는 왜 사람을 끌어들일 수가 없을까.' 괜히 사람들의 반응을 다시 한번 살피고 계정을 들락날락거리고 조회수를 찾아보고 하며 집착 아닌 집착을 하고 있더라고요. "왜 나는?"이라는 말만 여러 번을 되풀이한 뒤에야 아 이거 지금 심각하구나 싶었고 이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진짜 끝도 없는 자기 연민과 우울에 빠져 또 허덕일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주말엔 워치를 빼고 살았습니다. 워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찾아오는 수없이 많은 알림들 그리고 알림이 안 올 때면 혹시 하는 마음으로 괜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그 굴레에서 해방된 이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어색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효과는 좋았습니다. 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냥 저의 창작물을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나니 또 보였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내가 이뤄낸 성과들, 내가 해낸 작업물들, 그 속에서 만족감을 느꼈던 스스로의 모습들이요. 그러고 나니 마음이 왠지 확 식어서 평온함이 몰려오더라고요. 결국에는 사람마다 시간은 다 다르고, 언제 될지 모르니 최선을 다해보자 라는 결론에 도달해 버렸습니다. 늘 하던 생각이지만 또 이 생각이 고민을 잠재워주더군요. 그제야 브런치를 켰습니다. 이 순간을 기록해야겠다 마음을 먹었거든요. 진짜 올 한 해 기록 모아놓으면 볼만하겠다 싶어서요. 아무튼 그래서 이번주는 욕심을 엄청나게 내다가 지맘대로 안되고 다른 누군가를 질투하다가 제풀에 지쳐버린 사람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또 조금 성장하려나요?
무언가 또 다른 일주일을 향해 한번 나아가 보겠습니다! 그럼 누군가 저의 발버둥을 보고 계신다면은요!
다음 주에 또 만나요! 뱅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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