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걸 알면서도 속상했던 열정 가득했던 1년 차.
나의 사회생활 초년기는 꽤 운이 좋았다. 입사 서류를 넣은 매장에서 바로 합격 연락을 받았고 좋은 선임들을 만나 일을 수월하게 배웠다. 나의 22살은 열정의 시작이었다. 고객들이 많아 바쁠 적에도 힘든지 모르고 정말 일을 즐겼고 새로운 업무들을 배울 땐 설레기도 하고 아무도 쥐어주지 않은 책임감을 혼자서 느끼고 실수 없이 잘 해내고 싶었다. 뭐든 잘 해내고 싶고 열심히 하고 싶고 그걸로 인정받고 싶어 하던 나의 1년 차.
하지만 늘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회사 기준으로 불가하지만 융통성이란 걸 발휘하면 가능한 일들을 마주할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입력한 값대로 출력하던 시절이라 난 회사 운영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고객들에게 요청하신 서비스는 어렵다고 얘기해야 했다. 물론 전 직원이 이렇게 하나 되어 회사 운영 기준에 맞춰 일을 하면 뒷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나와 나이 차이가 나던 선임은 이미 사회생활의 연차와 연륜이란 게 탑재되어 있기에 융통성 있게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주어 고객들에게 면박 아닌 면박을 내가 다 받아야 했다. 그 당시 난 억울하다고 생각했고 아닌 것은 아닌 거라고 얘기하던 시절이라 선임과 바로 술 한잔 하며 난 회사 기준으로 얘기했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을 하던 날 들이 비일비재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다. 머그컵 추가 제공, 전자레인지로 아기 이유식 데우기, 쇼핑백 추가 제공 등등 사소한 요청들이었으나 난 회사에서의 위생개념, 손익 개념 등 배운 대로 행동했기에 주변 선임들에게도 고객들에게 너무 짜게 굴면 안 된다 라는 이야길 자주 들었었다.
경험들이 없는 초년생인 난 배운 대로 한 건데 좋지 않은 이야길 들을 땐 꽤 억울해했다. 일은 잘하지만 고객 입장에서의 서비스는 미숙했던, 그야말로 경험치를 쌓아야만 잘 해낼 수 있는 일들을 잘 못해서 그 나름대로의 스트레스와 속상함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