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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 Jan 13. 2023

독일 초등학교 그리고 사교육

독일로 오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독일 초등학교 그리고 사교육

1. 사교육


 '독일은 사교육이 없다더라~' 하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한국은 사교육이 넘쳐나고 애들 학원이 뭐 말도 못 하게 많잖아요. 예체능부터 국영수과사까지 없는 게 없는 한국의 학원 문화를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고 경험해 왔잖아요. 독일에서 살면 그런 건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사교육 없는 나라가 진짜 실존할까? 궁금해지네요. 차라리 애들 학원이 있는 한국이 더 낫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게 뭔 소리냐고요? 독일은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학습학원은 없어요. 법적으로 운영 못하게 되어있고 어학원에 다니고 싶어도 만 16세인가에 부모 허락하에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체능 학원은 있어요. 승마학원, 수영학원, 음악학원, 미술학원, 스포츠학원(태권도, 발레, 유도 등) 등등이요. 가격은 동네마다 다르고요.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잘 사는 동네는 비싸고 보통(?)인 동네는 더 저렴해요. 그럼 국영수는 어디서 공부하냐? 이것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본론인데요. 국영수를 집에서 개인 과외로 사교육을 합니다. 왜냐? 학원이 없으니까요! 여기서 의견 차이가 많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래서 학원이 있는 게 더 좋다는 거냐?라고 질문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개인 판단에 맡겨야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아무튼 유치원 때 독일엄마들은 초등학교 가기 전에 생존수영 떼고 들여보내요(호수가 많아서 호수에서 수영을 자주 경험하게 하여 부모가 수영을 직접 가르치는 경우와 수영학원에서 배우는 경우).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규 수업 과정으로 수영 수업이 있는데 학기 말에 시험을 치른 후 수영라이센스를 주거든요. 여기에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첫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영 그룹을 모집한다는 안내문이 유치원 게시판에 붙어있더라고요(학부모가 교사허락하에 공고함). 안내문 보고 수영이 목적이 아니라도 당시에는 독일어를 1도 몰랐을 때라서 아이 친구도 사귀고 독일어도 배울 겸 그룹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뭐가 어쩌고 핑계를 대면서 안 껴주더라고요? 나중에 보니깐 독일엄마들끼리 5~6명 그룹 만들어서 돌아가며 애들 픽업해 가지고 수영장 데려다주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다니더라고요. 초등학교 가서까지도요. 알고 보니 좋은 직업군에 있는 부모들, 독일인들끼리만 그룹을 결성했었던 거죠. 지금은 다 지난 일이라 이해합니다만 당시에는 어찌나 서럽던지. 그게 뭐라고. 그리고 독일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abc도 안 떼고 들어간다더라? 그거 믿고 정말 아무것도 안 하시면 안 되시는 거 아시죠? 우리나라도 한글 안 떼도 된다 해도 유치원 때 한글 다 떼고 들어가잖아요. 실제로 학교 가도 애들이 한글 다 떼고 오니깐 수업에 다루지도 않고요. 여기도 마찬가지예요. abs는 기본이고 숫자,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공부 시키는 부모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제2 외국어 유아 때부터 노출하니까 똑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우리는 외국인이라 제2 외국어가 독일어인 상황에서 독일어도 배워야 하고 추가로 영어까지 배워야 하다 보니 노력이 두 배 세배 들어간다는 점이에요. 예체능도 가르치고 싶다면 학원만 다녀서는 늘지를 않아요. 예를 들면 한국은 피아노 학원비 한 달 내면 매일 가는 곳이 많잖아요. 여기는 일주일에 1번 45분, 60분 이렇게만 가니 실력 느는 속도는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실력을 빨리 늘려주고 싶다 하면 여기서 또 사교육으로 과외를 해야 되는 거예요. 과외비는 학원비에 비해 2배 3배 하니 주 2회만 해도 한 달이면 장난 아니겠죠. 물론 한국보다는 악기 배우는 비용이 저렴하기는 합니다만, 언제까지 한국 생각하면서 '여기는 저렴하네' 하고 가르치겠어요. 여기서 버는 돈이 한정되어 있는데요. 하여간 수업료는 퀄리티가 좋으면 좋을수록 가격이 비싸요.



2.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독일 공교육에서도 학교에서 위탁업체를 통해 운영하는 AG라는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이 있어요. 학교마다 위탁업체가 다르므로 프로그램 종류도 다 다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럭비, 축구, 발레, 합창 등이 있어요. AG 프로그램은 무료프로그램과 학원보다 40% 정도 저렴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학기가 시작되면 일주일 정도 시범 수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고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프로그램마다 매달 수업료를 지불하거나 학기에 1번 지불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코스마다 운영 업체가 다르므로 각각 계약서를 작성하셔야 하고, 중간에 취소하려면 계약 규정 취소 사항 잘 확인하시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단, 무조건 서면 취소 ㅋㅋ



3. 방과 후 프로그램 종류


 위에서 언급했듯이 축구, 발레, 요가 혹은 스트레칭은 거의 모든 학교에 있고, 위탁업체마다 컴퓨터수업, 과학활동, 악기활동, 서커스, 유도 등이 있어요. 선착순으로 정원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웬만하면 원하는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어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건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용하는 학생보다 이용하지 않는 학생이 더 많을 때도 있습니다. 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요. 이건 본인의 선택사항! 그리고 학교마다 모국어를 위한 언어수업이 있는데요, 이것은 베를린 시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12명의 참가자가 있을 경우에만 개설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보통 터키어, 프랑스어,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위한 러시아어(현재 전쟁으로)반이 개설되고 있고 아시아권은 베트남어가 개설되곤 한답니다. 한국어도 개설되었으면 하는데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아쉽게도 없어요.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한국어반이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4. 돌봄 교실 Hort


 베를린 주는 1~2학년 돌봄 교실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위탁 업체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마다 Hort 운영 방식이 달라요. 혹시라도 저처럼 중간에 학교를 옮기게 될 경우 Hort업체가 같은지 다른지 확인 후 Hort 역시 취소신청서를 서면으로 꼭 제출하시고 옮기셔야 합니다.(초등학교 입학신청서 제출 시 Hort신청서도 같이 제출된 상태) 안 그러면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되거든요. Hort는 돌봄 교실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학교 숙제를 하거나, 자유롭게 놀거나, 미술 활동, 야외 놀이 등을 합니다. 교사가 주도적으로 지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영역을 선택하여 자유롭게 놀이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심지어 숙제 시간도 아이들 스스로 숙제하고 선생님이 따로 검사하거나 지도하진 않아요. 물론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기도 하지만, 만약 이 시간에 숙제 안 하고 딴짓하는 아이는 집에 가서 숙제를 해야 합니다. 위탁업체마다 Hort 퀄리티가 상당히 좋은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요. 이건 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니 이 정도로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3학년부터는 매월 Hort비용을 지불하는데요, 부모 소득에 따라서 내야 하는 비용이 차이가 발생해요. "Hort 담당 아동청소년과"에 Hort신청서와 부모소득내역서 제출하면 매월 얼마를 내야 하는지 우편으로 날아옵니다. 그 서류를 Hort에 제출하시고 자동이체 혹은 직접 결제하시면 되세요.



5. 학원 등록 및 취소


 등록은 엄청나게 쉽습니다. 가서 "하고 싶어요." 말하고 신청서 내면 땡~! 그런데 취소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3개월 전에 취소신청서를 서면으로만 제출해야 하거든요. 거의 대부분의 학원이 서면으로 받기 때문에 날짜 꼭 확인하셔서 미리미리 취소 신청서를 제출하셔야 해요. 한국 학원은 수업 빠진 만큼 보강해 주는데 여긴 보강이 필수도 아니고요, 등록 계약은 거의 1년 기준이기 때문에 특이 사항 없으면 1년 동안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재연장을 원하지 않을 시에도 한 달 전에 미리 언급해 두어야 자동 재연장이 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기간에 문을 닫았다! 선생님이 병가다! 방학이다!라고 해도 학원비는 계속해서 지불하셔야 합니다. 한국 운영방식으로는 당최 이해되지 않는 방식이지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독일에 왔으면 독일 법을 따라야 하니 학원 등록할 때 꼭 꼭! 신중하게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애들 음악학원 보냈다가 코로나 터져서 6개월 쌩돈 내고(이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한국인 마인드예요 ㅋㅋ) 계약 기간 1년  꽉 채운 다음 취소가 이루어졌었네요. 후후후 이런 일로 독일에 사는 한국엄마 맘카페가 시끄러웠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생각하시면 열불만 나고 정신건강에 해로우니 독일법을 잘 따르시고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부분이니 감사하시면서 다니시면 될 것 같네요. 또 한 번은 발레 학원을 보내놨더니 교사가 뻑하면 펑크를 내는 거예요. 말로는 보강해 준다고 하더니 결국 보강 안 해주고 학부모들 다 뿔나서 학원장에게 컴플레인 걸고 취소해 달라고 하니 3개월 전에 취소해야 한다는 규정을 안내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별 수 있나요? 모든 학부모들이 3개월 쌩돈을 내고 그 반 자체가 사라졌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6. 학원비에 대해서


 독일은 한국에 비해 예체능 배우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요. 그렇다고 막 엄청나게 저렴한 건 아니에요. 저도 처음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비싼 예체능 예를 들면 승마가 싸다더라 하는 카더라 말을 믿고 승마학원을 찾아갔죠. 와우!!! 한 시간에 60~80유로(한국돈 8만 원~10만 원)인 거예요. 한국보다는 싸다는 말이.... 맞는 말이긴 한데.... 역시나 있는 집 애들의 취미생활이었던 거죠. ㅎㅎㅎㅎㅎ 악기는 어떻고요. 음악학원(뮤직슐레)은 한 시간에 40~60유로선에 같은 학원이어도 선생님의 스펙에 따라 금액이 또 차이가 발생하더라고요. 집에 악기가 없으면 또 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고요. 좋은 점은 악기 렌털샵이 있어서 굳이 사지 않고 대여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되겠네요. 길거리나 지하철에서도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음악에 노출되다 보니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 거 같아요. 실제로 제가 만난 독일 부모들은 악기 1개쯤은 거의 다룰 수 있었어요.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요. 음악의 나라 독일 아닙니까. 독일이라는 나라의 이점을 잘 이용하면서 살아가면 힘든 외국 생활에 활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수영에 대해서도 말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수영학원 특히 공립수영장의 경우 수강신청이 정~~~~~~말 어렵습니다. 9시 오픈이다 하면 9시 1분도 안돼서 매진돼요................ 수강 정원은 정해져 있고 들으려는 사람은 많고.. 독일부모들은 수영에 진심이더라고요! 그래서 수영을 꼭 가르쳐요~! 아무튼 학원비도 동네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40~ 60유로(주 1회 수업 한 달 기준) 선이에요.






*지극히 개인적은 경험과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상급학교 진학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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