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서 어릴 때부터 결혼해서 까지 이사한 경험이 스므번은될 거예요. 그래서 이사를 한다는 것이 크게 어렵게 다가오진않아요. 혼자 직접 짐을 싸서 이사해 본 경험도 있었기에 짐을 싸는 것도 문제가 없었죠. 또 한국에서 독일로 이사 올 때도 모든 짐을 정리하고 필요한 옷가지만 최소한으로 이사했었기 때문에 '같은 나라, 같은 지역 안에서 이사하는 데 뭐 어려운 일이 있겠어'라고 쉽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독일에서 이사하기는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가전 가구 풀 옵션으로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4년 동안 지낸 살림살이와 자잘한 짐들은 알게 모르게 많이 늘어나 있었고, 독일에서의 이사를 한국에서처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죠.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독일에서는 이사할 때 전등과 싱크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이사를 갑니다. 그래서 집을 계약할 때 옵션이 무엇이 있는지 꼭 확인하셔야 나중에 이사하셨을 때 등이 없거나, 싱크대가 없어서 당황하실 일이 없으실 거예요. 싱크대까지 가져가는 독일 이사 문화 이해가 안 되시죠? 중고 나라, 당근 마켓 같은 곳에도 싱크대가 많이 나온답니다. ㅎㅎ
독일에서 이사하실 때 하셔야 할 첫 번째는 시간과 금액이 맞는 이사 업체를 찾으시는 거예요.클라인이 베이안 짜이겐이라는 중고나라 사이트에 이사업체를 검색하시면 많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용달 이사 같은 느낌에요. 인건비는 시급으로 지급이 되는데 유럽 사람들 이사하는 거 보면 속 터져요. 시간을 늘려서 돈을 더 벌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원체 느린 건지 모르겠는데 엄청 느릿느릿해요. 그래서 저는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일당 지급하고 3시간 정도? 걸려서 이삿짐을 옮겼던 거 같아요.
두 번째는 폐기물 처리인데요. 폐기물 업체 역시 클라인 이베이안짜이겐에서 검색하실 수 있어요. 폐기물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큰 가전 가구는 신고 후 집 앞에 내놓으시거나 폐기물 수거장에 직접 가서 버릴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이사를 들어갈 집에 폐기물이 너무 많이 나오는 바람에 폐기물 수거 업체를 불러야 했어요. 그런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폐기물 업체를 부르다 보니 엄청 덤터기를 쓸 때로 쓰고 빡 치는 일이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피 같은 돈이 아까워 죽겠네요! 저는 이사 날짜가 촉박해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와줄 수 있는 곳에 연락을 했다 보니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어느 정도 감안은 하고 있었는데 그 업체에서 약속과 달리 폐기물 삼분의 2만 수거해 간 거예요. 당시 폐기물을 집에서 밖으로 다 뺏길래 한국 마인드로 고맙다 수고하셨다 하면서 돈을 일시불로 지불하고 집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5분 후쯤 쓰레기를 버리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나머지 폐기물이 집 입구 앞에 그대로 있는 거예요. 너무 황당해서 바로 전화해서 왜 다 수거해가지 않았냐라고 물으니 돈을 더 달라고 하대요? 하....... 고속도로 들어가기 직전 이니깐 빨리 돈 더 줄 건지 말하라고 하는데 너무 열받더라고요. 이럴까 봐 폐기물 사진 다 찍어 놓고 계약서도 작성했던 건데 작정했는지 대화가 안 통하고, 나중에는 직접 만나서 얘기했던 사장에게 연락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사장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자는 현장 사람들과 해결하라고 나 몰라라 하는데 진짜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비용 내고 처리했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이 사람들 수법이라고 하네요. 양심적인 사람도 많지만 이렇게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 외국 살이가 더 힘들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내가 외국인이라서 이런 일 당하는 거 같은 생각이 드니까요. 여러분은 저 같은 실수 하지 마시고 차라리 그 비용으로 폐기물 수거장에 직접 가서 버리세요! 폐기물 수거장에 가시면 특정 소재 물건 빼고는 무료로 버릴 수 있거든요!......... 무료로 버릴 수 있는 쓰레기에 돈을 얼마나 쓴 건지.................... 돈 주고 외국 살이 경험했죠 뭐.. 외국 살이 경험치 +되는 날이었네요. 절대 모든 것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돈을 100% 지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배웠고요. 꼭 약속된 일을 끝마쳤을 때 돈을 지불하세요!
독일에도 포장 이사가 있고 한국인 포장 이사하시는 분 있는데 금액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차가 있으시면 이사 날짜 여유 있게 잡으셔서 차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하셔도 되고요. 저는 가전 가구가 없어서 그나마 수월했는데 다음에 만약에 이사 갈 일이 있다면 지금 있는 모든 가전 가구는 처분하고 새로 시작한다 생각하고 가야 할 거 같아요. 이렇게 독일은 이사가 힘들어서 인지 한 집에서 오래 사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사를 잘 안 다니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이사를 해도 아이들 학교나, 행정 문제가 크게 문제가 없고 일 처리가 다 똑같은 반면, 독일은 주 별로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주를 옮기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만약 주를 옮긴다면...그것은 나라를 새로 바꾸는 것과 같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