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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Jul 12. 2023

방송에 소개되지 않은 맛집 <강촌다슬기>

방송에 소개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 통해 알음알음 줄서서 먹는 찐맛집



언젠가 여행 도중 아내와 나는 한 음식점 앞에 <방송에 소개되지 않은 맛집>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붙인 걸 보고 무릎을 치며 웃은 적이 있다. "방송에 나온 집 치고 진짜 맛집 별로 없더라"는 세간의 속설을 빗댄 홍보전략인 듯했다. 그때가 밥 때였음 한 번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기발한 홍보문구였다.


몇 년 전부터 TV 여러 채널에서 먹방도 엄청 많아지고 맛집 소개도 넘쳐나지만, 막상 찾아가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원래는 맛이 좋았지만 방송 이후 너무 많은 손님이 몰리는 바람에 일손이 딸려 손맛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애시당초 깜도 안 되는 곳을 맛집이라 추켜세운 건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전주시 여의동에 위치한 <강촌다슬기>는 그런 맛집들에 빗대보면 <방송에 소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져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음알음 찾아와 줄서서 먹는 맛집>이라 소개하면 적절할 듯하다. 짧게 말해 <찐짜배기 맛집>이란 얘기 되시겠다.



이 집 대표메뉴는 다슬기탕과 다슬기 손수제비다. 사실 대표메뉴니 뭐니 할 필요도 없는 게 이 두 가지 외엔 다른 메뉴가 아예 없다. 프로야구 투수로 비유하면 직구와 커브 두 가지 공 밖에 안 던진단 얘기나 다름없는데, 그것만으로도 열에 여덟 아홉은 <타짜>들을 삼진아웃으로 나자빠게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가히 절세적이다.


이 중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메뉴는 단연 다슬기 손수제비다. 다슬기를 팔팔 끓여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손으로 한 땀 한 땀 얇게 뜯어내 재료맛과 식감을 잘 살린 수제비를 더하면 시원하면서도 걸쭉한 국물맛이 일품인 강촌다슬기표 손수제비가 완성된다. 그 맛이란 건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맛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은유와 비유를 이해 못하는 베이비들이 <허위과장 광고>라 시비 털 위험이 있어 생략하도록 하겠다. 분명히 말해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하지 않은 거다.


이 집 메뉴의 양대 기둥 중 하나인 다슬기탕 역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끼 식사는 밀가루보단 반드시 밥을 먹어줘야 한다는 분들, 전분이 녹아들어 걸쭉한 국물보단 맑고 담백한 게 좋다는 분들이 선호하는 메뉴다. 같은 탕수육도 <부먹파>, <찍먹파>가 첨예하게 갈리는 세상이니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의 문제일뿐 둘 다 맛있다.


한 가지 재밌는 건 강촌다슬기를 방문했던 사람들 중 식사 나오는 속도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거다. 혹자는 한 솥 끓여뒀다가 주문 즉시 퍼주는 국밥집처럼 엄청 빨리 나왔다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주문하고 한참이나 지나 자기보다 한참 뒤에 온 손님들과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국밥집과도 다르고, 일반 음식점과도 좀 다른 강촌다슬기만의 조리시스템 때문이다. 점심시간엔 워낙 많은 손님들이 우르르 밀려들고, 메뉴도 탕 아니면 수제비 두 가지 밖에 없다 보니 한꺼번에 몇 테이블 분 주문을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몇 바퀴 돌다보면 엇박자가 생겨 어떤 사람은 앞에 누적된 주문들과 함께 처리돼 앉자마자 먹는 경우도 생기고, 때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는 거다.


한 마디로 복불복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누군 빨리 주고 누군 늦게 준다며 쓸데없이 불평불만 같은거 품지 말고, 그럴 시간 있음 한 입이라도 더 맛있게 먹어주는 게 남는 장사란 말씀 되시겠다.



참고로 강촌다슬기 음식의 주재료인 다슬기는 사람들 간 건강에 아주 매우 많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람 간은 청색소의 힘을 빌어 정화작용을 하며, 청색소가 고갈될 경우 간암이나 간경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다슬기를 우려내면 나오는 파란 물은 이 청색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민간요법에서는 간암이나 간경화를 다스릴 때 다슬기를 많이 사용해 왔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강촌다슬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을 하며, 매주 일요일은 쉰다. 점심시간에는 주차장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 차량 이용시 조금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점심시간을 피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강촌다슬기는 줄 서서 먹는 다른 여러 맛집들과는 달리 번호대기표 같은 건 따로 없다는 거다. 딱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경우 조용히 뒤에 가서 서있으면 된다. 공연히 사람들 헤집고 들어가 현관문 안쪽에서 있지도 않은 번호대기표 기계 같은 거 찾는답시고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릴 필요 없다는 말씀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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