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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Dec 21. 2023

유명관광지 식당이라 얕봤다 큰코 다친 <마곡사서울식당>


유명관광지 주변 음식점들에 대해 나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갖고 있다. 대개 한번 보고 말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는 터라 음식맛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경향이 있지 않느냐 하는 게 그것이다. 역 앞 또는 고속버스터미널 주변 음식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너무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젊었을 때, 이른바 '라때'는 일부 음식점들의 경우 그런 경향들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라면 한 그릇을 사먹어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이라는 걸 한 뒤 찾아가는 요즘 시대엔 그렇게 해선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한 거다.


새벽잠 설쳐가며 구절초를 보러 공주 구룡사로 달려갔다가 배가 고파져 찾아간 '마곡사서울식당'이 딱 그러했다. 구룡사가 있는 구룡산 산등성이를 오르락내리락 누빈 뒤, 기왕 공주까지 간 김에 마곡사 구석구석까지 발도장을 남긴 다음 기진맥진해 찾아갔는데, 사실 별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맛집을 검색해 찾아간 게 아니라 그 이른 아침시간에 문 여는 식당을 어찌어찌 찾아 들어간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 뒷걸음질치다가 얼떨결에 쥐를 잡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무런 사전지식이나 선입견 없이 그저 몇 숟가락 뜨다 보니 '오잉?' 하는 뜻밖의 발견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예기치 못한 놀람으로 눈이 다 커지는 느낌이었다. 배가 고픈 탓도 물론 있었겠지만, 5점 만점에 3점대 정도만 돼도 좋겠다고 들어간 집에서 4점대 중후반쯤 되는 맛을 발견한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이 집 시그니처 메뉴인 더덕산채정식. 1인분에 2만원이었는데, 짜장면 혹은 냉면 한 그릇에 만원을 넘나드는 고물가 시대인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주메뉴가 산삼 버금가는 약효를 가진 고급음식 더덕이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2만원이라고 해봐야 사실 그닥 기대할 만한게 없다는 판단이 들어 얼마간 포기하는 마음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아니었다. 막상 하나둘 음식이 나오는 걸 보노라니 기대 이상의 밥상이 차려져 나왔다. 그것도 대충 가짓수 늘리기에 급급해 구색만 갖춘 게 아니라 실속 있고 정갈한 데다가 맛까지 훌륭한 한 상이 제대로 잘 차려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어지간한 식당에선 흐물흐물하고 맛도 없어 젓가락이 저절로 피해가게 만드는 묵 무침의 경우 사이드가 아닌 정식 메뉴로 시켜먹고 싶을 만큼 그 맛이 제대로였고, 공주 특산품인 알밤을 활용해 꿀을 찍어먹으라고 내온 맛보기 음식은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별미였다.



메인 요리인 더덕구이는 쌉쌀한 맛과 씹을수록 입 안에 퍼지는 특유의 향기는 기본이요, 고추장 양념을 곁들여 기분좋은 매운맛까지 더해져 입 안을 즐겁게 했다. 곁들임 음식으로 나온 다른 반찬들 역시 사장님 손맛이 좋은 듯 혀에 착착 감겼다.


덕분에 아내와 나는 모처럼 음식 접시들을 죽사발 핥듯이 말끔하게 클리어해 버렸다. 평소 배부른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어지간하면 과식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이것저것 주워먹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과식을 해버리고 만 거다.



마곡사서울식당은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한다. 족히 수백 대는 주차 가능한 마곡사 공영주차장 코앞에 위치해 있는 만큼 주차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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