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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Dec 28. 2023

다슬기양념장 맛이 끝내주는 임실 <청웅식당>

백종원 유튜브 보고 한달음에 달려가 본 35년 맛집



"여보~오, 우리 이 집 다음에 또 옵시닷!"

다슬기양념장을 넣어 밥 한 숟가락을 쓱쓱 비빈 뒤 입에 넣기가 무섭게 아내가 불쑥 내뱉은 말이다. 좀처럼 나오지 않는 리액션인데, 어지간히도 밥이 맛있었던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임실 청웅식당에서 마주한 다슬기양념장 비빔밥은 입맛을 확 사로잡는 마법같은 매력이 있었다. 다슬기와 양파, 고춧가루, 파, 참깨, 간장 등을 버무려 만든 양념장이 그 중심 역할을 하는데, 따뜻한 흰 쌀밥에 비벼 한 입 먹는 순간 입 안에서 아주 난리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유는 물론 너무 맛있어서다. 양념장에 들어간 재료들이란 게 대부분 우리가 그 맛을 익히 알고 있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디서 그런 마법 같은 맛이 나는 건지 신기할 정도였다. <존맛> 정도로는 표현이 많이 부족하고, <대존맛> 혹은 그 이상이라고 해야 정확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내가 임실 청웅식당을 알게 된 건 저 유명한 백종원 덕분이었다.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 백종원이 운영하는 <님아 그 시장을 가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덕분에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임실 지역에 아내와 내 입맛 취향을 저격하는 맛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다.



멀어도 갈 판인데 가까운데 안 갈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지난 주말 하루 날을 잡아 바람도 쐴겸 임실 청웅식당을 찾아 나섰다. 많은 팬과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백종원 유튜브에 소개돼 손님이 부쩍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식당 오픈 시간인 10시30분에 맞춰 도착한다는 계획이었다.


나름 서둘러 간다고 갔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선객들이 많았다. 특히 백종원이 유튜브를 촬영하며 밥을 먹었던 방 쪽은 오픈과 동시에 이미 만원이라고 했다. 참고로 청웅식당은 방과 홀 2개의 공간이 나눠져 있어 각각 다른 문으로 들어가게 돼있는 구조인데, 다행히도 홀쪽은 한적했다.




우리 부부는 밥 먹는 게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홀쪽 빈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다. 손님들 중엔 백종원이 앉았던 방쪽에 자리잡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홀에서 먹는다고 다슬기양념장 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 우리 부부 입장에선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그럴 시간에 한 숟가락이라도 더 맛있게 먹는 게 남는 장사라는 얘기 되시겠다.



잠시 얘기가 곁길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청웅식당 시그니처 메뉴는 다슬기탕 정식이다. 앞서 설명한 다슬기양념장에 다슬기 수제비가 곁들여져 나오는데, 그 손 많이 가는 다슬기를 아낌없이, 사정없이 때려넣은 덕분에 맛은 물론 영양가 만점인 건강식을 즐길 수 있다.




다슬기 수제비는 특히 시원하고 깊은 국물맛이 일품이며, 다슬기양념장에 맛나게 비빈 밥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케미를 자랑한다. <대존맛>에 <대존맛>을 더해 <대대존맛>쯤 되는 느낌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정말 과장 하나도 안 보태고 아주 매우 많이 맛있다.


여기에 어찌나 싱싱해 보이던지 곧 밭으로 걸어 돌아갈 것 같은 상추쌈을 곁들이고, 그 하나하나에서 깊은 손맛이 느껴지는 김치 등 밑반찬들을 함께 먹으면 입 안에서 즐거움이 폭발하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먹고 남은 음식은 비치돼 있는 비닐백을 이용해 싸갈 수 있다



전북 임실군 청웅면 구고6길 65번지에 자리잡은 35년 전통 맛집 청웅식당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며, 재료 소진시까지만 영업을 한다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갖고 있다. 먼길 갔는데 자칫 재료 소진으로 헛걸음하는 불상사를 예방하려면 가급적 서둘러 일찍 가는 게 좋다는 얘기 되시겠다. 전용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주변에 공간이 넉넉해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첫째 셋째 수요일은 정기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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