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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Apr 30. 2024

목향장미 명소로 각광받는 남해 산들예술원





남해 산들예술원 여행을 결정한 건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목향장미'라는 이름을 가진 난생 처음 들어보는 낯선 꽃에 어느 한 순간 갑자기 가슴이 지배를 당해버린 결과였으니까.



목향장미를 내가 처음 접한 건 이 맘 때 가볼만한 여행지를 찾아보다가였다. 3월 매화와 산수유, 4월 벚꽃과 유채꽃을 지나 5월의 여왕 장미가 피기까지 약간의 공백기 같은 느낌이 드는 이 즈음, 예쁜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검색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목향장미라는 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짠하고 등장했다. 산수유와 개나리 사돈의 팔촌의 이웃쯤이라도 되는듯 노랑노랑 화사한 자태가 아주 매우 많이 아름다운 녀석이었다.



이 녀석이 더 한층 내 관심을 끈 건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목향장미 명소가 바로 내가 사는 전주에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향기품은 뜰'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카페였는데, 예쁘장한 건물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핀 노랑노랑 목향장미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바로 달려갈 생각으로 지도 검색에 들어갔는데, 이상하게도 검색이 되지 않았다. 관련 블로그 포스팅에 첨부돼 있는 지도도 클릭해 봤지만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나왔다.



이건 뭐지 싶었다. 불과 2년 전 올라온 포스팅이었고, 이 정도 핫플이라면 그새 망했을 거 같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예의 카페가 있던 지역이 재개발 대상지라 불가항력적으로 문을 닫았다고 했다.



아주 매우 많이 아쉬웠지만, 목향장미란 녀석에게 한 번 꽂힌 뒤라 나는 차선책을 찾기 시작했다. 다른 동네 어딘가에도 분명 괜찮은 곳이 있을 거란 생각이었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곳이 경남 남해에 있다는 산들예술원이었다.



우리집에서 거의 200km나 떨어진 먼 곳이었고, 덕분에 2시간 넘게 달려가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이미 목향장미에 확 꽂혀버린 내 가슴은 그 정도 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등을 떠밀고 있었다.



그 결과 주말을 이용해 아내와 함께 남해 여행에 나섰는데, 결론은 아주 매우 많이 만족스러웠다. 머리에 털나고 처음 접한 목향장미라는 녀석은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아름다웠고, 장거리 운전에 따른 내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이미 소문이 날 만큼 난 명소이다 보니 여행객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고, 이로 인해 사진 한 장 찍으려면 줄을 서는 건 기본이요, 다른 사람을 피해 참을 인자 몇십 개쯤은 가슴에 새겨야 하는 건 옵션이었다는 것 정도.







그 참을 인자 새기는 시간들에는 산들예술원이라는 이름 가운데 '예술원'이란 단어에 주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내 경우 처음엔 목향장미에만 꽂혀 산들예술원이란 이름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반강제로 주어지는 여유시간을 활용해 찬찬히 둘러보니 그곳엔 눈에 담아둘 만한 멋진 작품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은 이 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한 전시관 성격이 강한 공간이 바로 이곳 산들예술원인데, 어느날부턴가 그 부대시설쯤 되는 목향장미로 유명세를 타면서 예술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느껴질 만큼 목향장미 명소로 전국구급 인기를 끌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진 거다.



목향장미는 보통 4월 중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5월 초까지 절정을 이루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들은 4월27일에 촬영된 것들이며, 꽃이 완전히 만개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론 꽃잎을 떨굴 일 밖엔 안 남았다는 판단이 든다. 이 말인즉 목향장미를 즐기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 되시겠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 위치한 산들예술원은 일출시간부터 일몰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정원관리비 충당을 위해 성인 기준 1인당 5천원씩 입장료를 받고 있다. 바로 옆에 제법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주차환경은 좋은 편이며, 주차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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