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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May 07. 2024

양귀비꽃 만발한 여의도 크기 화원 <악양둑방>

악양생태공원과 함께 둘러보면 좋은 경남 함안 꽃여행명소




동네 어귀에 양귀비가 하나둘 꽃망울을 터뜨리는 걸 볼 때면 내 머릿 속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가 하나 있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와 법수면 윤와리에 걸쳐 있는 악양둑방이 바로 그곳이다.


이 대목에서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분들도 있을 거다. 앞선 다른 포스팅에서 이 악양둑방 관련 자폭성 글을 올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양귀비 하면 가장 먼저 머릿 속에 떠오르는 곳이라면서 사실은 그곳이 어디인지도 기억 못해 엉뚱깽뚱하게 악양생태공원을 찾아갔었으니 좀 모순되다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머릿 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떠오르는 악양둑방에서의 양귀비꽃 등 온갖 꽃들과의 조우와 여행지 이름은 별개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때 그 순간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신바람을 내며 사진을 찍은 까닭에 인상엔 깊이 남았지만, 동네 이름까지 인상 깊었던 건 아니니까 말이다.


양귀비꽃 등 온갖 꽃들이 시야를 가득 채울 만큼 천지사방에 가득해 인상에 깊이 남았던 들녘과는 달리 그 잘 기억나지도 않는 동네 이름 중 '악양 거시기'까지 살려내 악양생태공원이나마 찾아간 것도 사실 나로선 나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요즘처럼 며칠 전 일도 깜박깜박하는 정신머리로 몇 년 전 한 번 다녀온 곳 이름을 그만큼이나 기억해 낸 건.


각설하고, 경남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와 법수면 윤외리에 걸쳐있는 악양둑방(악양제방이라 불리기도 한단다)은 남강과 낙동강, 함안천이 합류하는 지점이 많은 까닭에 범람 위험 역시 높아 우리나라에서 제방이 가장 많은, 함안군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행명소다.





함안군 지역에 제방들이 워낙 많다 보니 함안 1호, 2호 하는 식으로 명명하고 있는데, 악양둑방은 그 중 함안 3호와 4호 두 개의 제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 중 함안 3호는 농경지 및 가옥의 보호를 위해 1920년부터 1921년까지 하루 6~700명의 인력이 동원돼 축조됐으며, 함안 4호는 1920년부터 1924년까지 5년간에 걸쳐 하루 4~500명이 동원돼 축조됐다.


함안 3호~4호 제방 축조 덕분에 경작 가능하게 된 면적은 각각 440만평방미터, 300만평방미터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평으로 환산하면 133만 1,000평, 90만 7,500평인데, 좀 더 이해하기 쉽게 2,000평 규모인 축구장 1면 크기로 환산하면 각각 665.5개, 453.7개가 합쳐진 면적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이 256만 5,200평이니까 대략 어느 정도 크기인지 짐작이 갈 거다.


관할 지자체인 함안군에서는 2008년부터 '10리 둑방 테마관광사업'을 시작해 악양둑방 각 구간별로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으며, 곳곳에 주제공간과 체험장, 편의시설 등을 설치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단다. 그 결과가 요즘 같은 봄철이면 들판 가득 피어나 꽃물결을 이루고 있는 양귀비꽃과 안개꽃, 수레국화 등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내가 아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그 모습을 설명하려 해도 사실, 솔직히, 엄밀히 말해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내 묘사력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세상엔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있고 눈으로 직접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있는 법이어서다. 내 부족함을 변명하자는 게 아니라 이 경우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로운 말씀이 진리이지 싶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카메라라는 도구를 쪼금 사용할 줄 아는 덕분에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에게 맛뵈기 정도는 보여줄 수 있다는 거다. 아무리 봐도 내가 그때 그 악양둑방 들판에서 직관한 실제 풍경에는 못 미치지만, 그곳에 가면 대략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참고 정도는 될 거라 생각한다.




이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들은 2021년 5월14일 촬영된 것들이다. 대략 이번 주말 정도부터는 이 사진들에서 보여지는 바와 비슷한 환상적인 풍경들이 악양들판 일원에 펼쳐질 거라는 얘기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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