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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Dec 06. 2017

나의 땀내 나는 이야기

양말

나는 체구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약골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나이의 친구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으로 신체를 관리하였기 때문에

벗은 몸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편이다

단지 체구가 크지 않기에 근육을 너무 키우지 않으려

애써 조절하고 있다


이런 나도 가장 힘든 것이 양말을 신는 것이다

운동 후에는 그나마 조금 수월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고 사우나만 하고 양말을

신으려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몇 년 전 트레이너에게 개인 강습을 받을 때 했던 처음 부탁이

뱃살을 빼 달라는 말이었다

그 부탁은 지금도 이루어지지 않아 긴장이 풀어지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여지없이 아랫배가 불룩해진다


그렇다도 노력이 작았던 것도 아니다

단지 필요한 만큼 노력을 하면 누구나 그렇듯 얼굴살이 가장 먼저 빠지는 통에

주위로부터 사업이 힘드냐, 집에 우환이 있느냐, 어디 아프냐 등등

온갖 우려의 말을 원치 않게 듣곤 하였다


젊음으로 무장한 사람들이야 핼쑥한 얼굴과 형형한 눈빛이 

멋있고 건강해 보이지만

중년 이후의 우리 같은 사람들 이야

영 보기 딱한 모양이 되는 통에 노력조차도 불필요 해진다


여하튼 

풍채 좋은 영감님들에게 양말을 신고 벗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반드시 둥근 의자를 곁에 두고 발을 올리거나 당신이 앉아

공을 들여 신고 벗는다

여의치 않을 땐 바닥이 가장 편하다


얘기 나온김에 하나더..

그분들에게서 가장 힘들고 안쓰러워 보이는 모습은

열심히 운동한 후 땀에 젖은 운동복을 벗는 것이다

두 팔이 몸에 찰싹 달라붙은 젖은 운동복의 끝자락을 

잡지 못하여 힘들어하는 모습은

진심으로 연민이 느껴진다

부디 파이팅 하시길..


하기야 그 연세에 저렇게라도 관리를 하시니 

오늘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신 것 아닌가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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