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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Dec 31. 2023

31살의 마지막 날

올해는 어떻게 보냈나 

올해도 금방 흘러 31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일하고 전시하느라 바빴던 1년이였다. 고맙게도 마지막 12월에는 실컷 쉴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내 놀았다. 나는 원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가장 민감한 사람인데.. 한 달을 흠뻑 놀고 나니 이제 질려 1월부터는 이것저것 또 손댈 참이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유난히 자주 오지 못했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늘 지나고 나면 그런 점이 아쉽다.


올해 뭘 했을까. 미싱과 미술, 수영을 꾸준히 배웠고, 목요일의 글쓰기에서 목요일마다 내내 글을 쓰기도 했다. 한 학기동안 성악을 배웠다. 2월에 5주간 동유럽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여름경에는 아이를 가졌고 이사를 했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해봐야 하겠지만 10번 남짓의 단체전을 했고, 예술가 10팀과 7개월간 협력해서 행사 4번을 치뤘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일을 배웠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하고 싶은 것들도 생기고, 일부의 마음은 끝나기도 했다. 일이 끝나고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고 어쨌든, 작년보다는 더 발전했다 싶다.


내년에는 어떻게 흘러갈까. 일단 직장을 쉴 생각이고, 5월에는 아이를 낳을 예정이다. 하고 싶은 사업을 준비하고, 욕심낸다면 개인전도 한번 해보고 싶다. 예정되어있는 단체전 3번을 진행하고, 블로그와 브런치를 꾸준히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 또 영상도 욕심내보고 싶다. 이정도만 정해놓아도, 이것저것 많이 붙어 풍성하고 바쁜 1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시도해볼거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하루하루는 치열하게 살아내고 싶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예술과 일상 이야기를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이해도가 비슷한 친한 친구가 생기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욕심난다. 


31살이든, 32살이든 사실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시기가 어쩌든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가고 있다는게 중요하지. 근데 내가 하고 싶은게 막상 하면 별로라 턴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런 방향성으로 가고 있다는게 중요한거다. 그리고 경험해보고 턴 해보는 것도 중요하고. 옷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자주 세바시를 듣는 편이다. 최근에 들었던 강의중에 가장 인상깊었던건 '인풋이 아닌 아웃풋을 내라'라는 거였다. 내 스스로 뭔가를 만들거나 과정에 있다면 그걸 웹이든, 어디든 공유해서 다른 사람이 보게 하는게 중요하다는거였다. 그게 또 연관된 기회를 가져온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나 혼자 열심히 묵묵히 뭔가들을 하면 뭐하나, 사실은 그걸 기록하고 보여줘야하는 것도 중요한건데. 그래서 올해는 지나간 작년과 올해의 일들을 서서히 정리해보려 한다. 서서히.. 사실 난 그걸 잘 못한다. 아무도 쫒아오지 않는데 괜히 성격이 급해서, 빨리 빨리 하려고 하다 퀄리티를 놓치곤 한다. 올해는 쉬엄 쉬엄, 서서히의 가치를 알아갔으면 한다. 인풋은 이제 어느정도 충분한 것 같으니, 아웃풋을 내는 일 년이 되기를. 바라며 31살의 마지막 날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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