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역량은 흔히 상대방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시스템과 툴을 다루는 스킬,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능력, 그리고 프로젝트 성과를 위해 책임감 있게 노력하는 태도로 설명된다. 하지만 나의 직장 생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아무리 뛰어난 업무 역량을 가진 사람도 함께 일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때, 나도 업무 역량만 충분하면 어디서든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정말 중요한 건 조직과 동료에 맞춰 스스로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이었다. 원하는 대로 나 자신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맞지 않는 동료와 시스템 속에서 나를 맞추려 하면, 그 과정은 마치 스스로를 ‘갈아넣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조직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진정으로 일을 잘하고 싶다면, 나의 능력을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조직을 찾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외부업체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할 때였다. 나는 홍보팀 소속이었지만, 회사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안을 확인하고 싶어, 관련 부서 팀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 팀장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팀장님,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계신가요? 그런 부분은 먼저 확인하고 이야기해야죠."
그 순간, 나는 그 팀장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안을 얼마나 닫힌 사고로 보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동시에, 그 팀장 팀원이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내 평가에 비해 힘든 사람이고, 그래서 팀장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때, 조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했다.
또 다른 경험으로, 운영팀의 한 직원과 대화할 때였다. 그는 자신의 일을 위해 소통을 거부했고, 나는 마치 벽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그 행동은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업무를 잘하려면 개인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과 사람이 받쳐줘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사람에게 정보를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새로운 팀원을 맞이할 때, 가능하면 사전에 팀과 회사, 프로젝트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사람이 적응도 안 됐는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험상, 새로 온 사람이 하나하나 질문하며 적응하게 두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핵심 정보를 정리해 충분히 전달해 주는 것이, 상대방이 빠르게 조직을 이해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는 이런 과정을 통해 깨달았다. 조직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지시를 수행하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정보를 나누며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이다. 업무 역량이 뛰어나도, 조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깨달음이었다. 따라서 나는 언제나 새로 합류한 동료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결국, 직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나의 경험에서 가장 명확하게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