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평가하는 건 쉽다

by 서린

얼마 전부터 회의를 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꼈다. 우리는 문제의 본질에 깊이 들어가 인사이트를 나누기보다는, 그저 표면적인 내용만 주고받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의 아이디어는 진화하지 못하고, 비슷한 자리를 맴돌았다. 지금은 모두가 주제에 몰입해야 할 시점이었지만, 우리는 마치 누군가 한 사람의 책임인 듯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다.


매번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회의에 앉아 있는 건 정말 고역이었다. 몇 시간째 나누는 이야기는 솔직히 감상평 수준에 불과했다. 누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면,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다.


기획 회의에는 아이디어뿐 아니라, 분석과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실행 계획이 없는 아이디어는 평가할 가치가 없다. 첫인상만으로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건 의미가 없다. 듣기에는 훌륭해 보여도, 실제 실행에 옮기면 별로인 경우가 많다.


회사의 모든 과정에는 나의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 나는 내 시간이 낭비되는 걸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주인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했다. 언제나 의견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순간에 말을 삼키면, 사람들은 나를 무시하게 된다. 이번에도 업무가 한참 진행된 뒤,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편함을 느낀 이유는 제때 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이런 경우는 나에게도, 조직에도, 프로젝트에도 낭패다.

그동안 말을 삼킨 경우를 돌아보면, 주로 두 가지 이유였다.


1. 마감 시간과 압박 때문
일에 쫓기거나 쉬는 날을 고려할 때,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넘어가곤 했다.


2. 독불장군 스타일의 의사 결정자 때문

리더가 지나치게 독단적이면 말문이 막힌다. 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내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지 확인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내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려 해도, 독불장군식 의사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연하게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남을 평가만 하지 말 것
이제는 단순한 수평적 조직 문화를 넘어서,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할 때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꼰대’식 태도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사람 사이의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같은 조직에 있다고 모두 같은 의견일 수 없다.


2.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

요즘 일터에서는 갈등을 유연하게 다루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유연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하며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장단점 분석, 우선순위 정하기 같은 간단한 방법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3. 인성이나 태도보다 문제의 본질을 바라볼 것

직장에서 사람을 평가할 때 태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기본적인 태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보다 문제 해결과 소통이다. 우리는 왜 이곳에 모였을까? 다른 회사에서도 일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 그렇다면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그 목표를 위한 소통이다.


누군가를 관리하거나 평가하려는 태도는 이제 불편함을 준다. 리더와 조직원 모두 실무자의 관점으로 업무 디테일을 살펴야 한다. 오죽하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결국 조직의 성장은, 사소한 업무 하나까지 책임감 있게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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