눼~ 눼~ 참 좋은 회사 다니셨네요

by 서린

좋은 회사에 대한 기준: 과거 미화의 함정


모순된 기억들

좋은 회사에 대한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과거 직장에 대해 보이는 모순된 태도 때문이다.

한 직장인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이전 회사의 조직문화를 극도로 비판하며 퇴사했다. 정치질이 심하고, 뒤에서는 상사를 욕하면서도 앞에서는 아부하는 동료들 때문에 견딜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새로운 직장에서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 생활이 다 이런 거죠. 뒤에서는 불만을 토로하지만,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예전 회사에서도 다들 그랬어요."

이상하지 않은가? 그토록 비판했던 조직문화를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그 문화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퇴사와 좋은 회사의 상관관계

진정으로 좋은 회사라면, 그 회사를 떠날 이유가 없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정했다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과거 직장에 대해 새삼스러운 애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그 회사는 이런 점이 좋았어"라며 미화하곤 한다. 이런 현상이 과연 그 회사가 정말로 좋은 회사였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선택적 기억의 메커니즘

인간의 기억은 선택적으로 작동한다. 뇌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저장하고, 불쾌한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희미해진다. 그 당시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도, 몇 년 후에는 '그래도 배울 점이 많았던 경험'으로 재해석되곤 한다.

이런 기억의 왜곡 현상은 과거 직장 평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퇴사 당시의 명확했던 불만 사항들은 흐릿해지고, 동료들과의 유대감이나 성취감 같은 긍정적 기억들만 선별적으로 남게 된다.


과거 미화와 자기 합리화

과거 직장을 미화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기 합리화의 심리 때문이다. 자신이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 완전히 나쁜 곳이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인정과 같다. 따라서 무의식적으로 그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려 한다.

특히 현재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과거 직장은 더욱 좋게 기억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불만족이 과거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예전 회사가 나았어"라는 말은 이런 심리적 메커니즘의 산물이다.


진정한 좋은 회사의 기준

그렇다면 진정으로 좋은 회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몇 가지 객관적 기준을 제시해볼 수 있다.

지속 가능성: 좋은 회사는 직원들이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이다. 높은 이직률은 조직 내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성장 기회: 개인의 역량 개발과 경력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환경을 제공한다.

공정한 평가와 보상: 성과에 따른 공정한 평가와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진다.

건강한 조직문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이 가능하다.

일과 삶의 균형: 직원들의 개인적 삶을 존중하고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현실적 관점의 필요성

물론 완벽한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조직에는 고유한 문제와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들이 개선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조직이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과거 직장에 대한 미화된 기억에 의존하기보다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기준으로 좋은 회사를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실제로 좋은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좋은 회사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최소한 과거에 대한 왜곡된 기억이 아닌 현재의 명확한 기준에 바탕을 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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