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과 칼국수

by Balbi

글이 유독 안 써지는 이번 한주다.

집콕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역사박물관에서 조용히 책도 읽어보지만,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 집중의 문제다. 집중에 문제가 생긴 건 이번 주만의 일이 아니다. 벌써 몇 주가 되었다.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 여러 가지 정보들을 흡수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꽉 채워진 물통에 물을 계속 부으면 흘러넘치듯, 지금의 내 상태가 딱 그렇다.

그렇다고 매일의 루틴을 계속해서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이번 주엔 이틀을 빼먹고 넘긴 글쓰기다. 무엇을 쓸 것인가? 매일매일 과제를 받고 있지만 지금처럼 쓰는 것 자체가 버거울 때는 그 과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해서 빼먹을 수는 없다. 하루, 이틀 반복하다 보면 그게 또 새로운 루틴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럼 오늘은 뭘 써야 하나?

마카롱, 칼국수.

문득 내가 애정하는 두 맛집이 생각났다.

그래, 오늘은 두 곳의 글을 남겨봐야겠다.



#1. 삼산동 마카롱 맛집 ‘오클레어’


첫째 유치원 다닐 무렵 생겼던 걸로 기억한다. 첫째가 다녔던 병설유치원 앞에 있는 카페로 요즘처럼 매장들이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커피와 케이크, 기본 빵, 마카롱이 주 메뉴다.

다른 일반 카페처럼 디저트류를 받아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서 이집만의 고유한 맛이 있다.


특히 마카롱.

많은 마카롱 맛집을 다녀봤지만 이 집의 마카롱이 최고다!

맛에 예민한 우리 집 녀석 둘도 인정한 최고의 마카롱이다. 다른 유명 맛집의 마카롱도 이곳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


마카롱은 개인적으로 가장 만들이 어려운 음식이다. 제대로 된 모양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열 번 중 한 번 겨우 성공했으니,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카롱은 꼬끄와 가운데 들어가는 필링으로 이루어진 아주 간단한 디저트지만,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주 고급 디저트다. 단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테지만, 가끔 커피와 함께 한 입 베어 물면 사르르르 녹을 듯 부서지며, 말캉한 식감으로 구름을 깨무는 느낌을 주고 달콤함이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어떤 마카롱은 구름이 아니라 돌덩이를 씹는 느낌을 준다.

그럼 그 마카롱은 바로 아웃이다.


저녁엔 둘째와 구름을 깨물어봐야겠다.



#2. 부평시장 칼국수 ‘원조홍두깨손칼국수’


첫째 초등 2학년때 처음 알게 된 곳이다. 그전까지는 집 앞 농산물시장만 다녔지 부평시장을 가보지 않았다. 첫째 학교일을 엄마들과 하며 시장을 갔다가 눈앞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간 게, 이 칼국수와의 시작이었다.

처음 가격은 3,000원으로 기억한다.

함께 갔던 엄마들과 무슨 음식이 이렇게 싸냐며, 싼 가격에 감탄하며 먹었다. 그 후 아이들과 시장 구경을 가서 칼국수를 먹고, 닭강정, 꽈베기, 두부 등을 사왔다.


아이들은 간식을 먹는 재미에 지금도 종종 시장으로 함께 향한다. 다른 유명 칼국수집처럼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이곳은 오직 멸치 육수로 칼국수를 만들어주는데 개인적으로 이곳 칼국수가 최고다.


지금은 가격이 올라 6,000원이지만, 요즘 웬만한 식당은 한 끼 1만 원인 시대라, 오른 그 가격도 착하다. 주말 종종 이곳의 칼국수로 한 끼를 때우고 오지만, 가성비 훌륭한 메뉴다.


가성비 좋은 한 끼와 함께 양손 두둑히 간식을 챙겨오는 재미에, 시장은 아이들에게 재밌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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