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학기초엔 외롭다

선생님을 위한 반창고

by 다다쌤

‘꼭 옮겨야 하나?'

내일, 4년 가까이 머물렀던 학교를 떠난다. 새로운 보건실로 출근이라니... 누워있는 침대속으로 몸이 푹 꺼져가는 것 같다.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더 또렷해졌다.


다음날, 학교 복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면서 머리는 추측하기 바쁘다.

'저분은 몇 학년 선생님일까? '

또래를 볼 때면 단짝이 된 모습을 상상한다. 교사도 학생들과 똑같다. 아이들이 어떤 친구랑 같은 반이 될지 걱정하듯이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오후1시, 점심 먹자는 전화가 오지 않는다.

"여긴 각자 도생인가."

작년에는 동료들과 식당에서 낚지볶음을 맛나게 먹었는데. 편의점에서 라면이라도 먹을 생각으로 교문을 나섰다.

편의점에서 카구리를 샀다. 평소 좋아하는 라면인데 절반이나 남겼다.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학기 초 교실이 낯설어서 보건실로 자주 오던 학생들이 생각난다. 새학기에 긴장한 탓인지 두통과 복통을 자주 호소했다. 그럴때면 따뜻한 물한잔을 주면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반친구들은 어때? 아침은 먹었어?"

시간이 흘러 4월이 되면, 마음의 불편함이 통증으로 나타나던 아이들의 방문이 줄어든다. 그럴때면 안심이 된다.

'친구가 생겼구나.'


새학급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아이들처럼, 나도 힘을 내야겠다. 보건실에서 비타민을 주며 응원했듯이, 내게는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사줘야지.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를 구입한 후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파랗게 물든 하늘 위로 새하얀 구름이 몸을 실었다. 구름은 바람결에 흩날려 여행을 떠나고 있는 듯 했다. 어디로 가는지 두려워 하지도 않으면서. 그러다 앞선 구름을 만나면 자신의 몸을 기대었다. 같이 가자. 노래부르며. 구름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학교로 가는 내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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