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과 보건 수업을 할 때 매년 얘기하는 주제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 좋은 이별이 가능할까?"
같이 있으면 무엇을 해도 재미있고고 웃음이 절로 났던 단짝이 먼 지역으로 이사 갈 때,
소중한 추억을 함께 쌓아온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어릴 때부터 사랑으로 나를 돌봐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저리고 아픈데, 우리가 좋은 이별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업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10분 이내로 편집한 영화를 함께 감상한다.
1996년에 개봉한 고전영화 <굿바이 마이 프랜드>
호기심에 의협심까지 갖춘 11살 에릭은 친한 친구가 없다.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지만, 직장일로 바쁘기에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옆집에 '에이즈'에 걸린 아이 덱스터가 이사 온다. 동네 사람들은 공기 중으로 에이즈에 걸린다는 헛소문을 믿으며 덱스터의 가족을 멀리한다.
하교 후 마당에서 놀던 에릭은 울타리 너머로 덱스터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신처럼 장난감 병정으로 혼자 놀고 있는 덱스터. 그는 잠시 고민한 끝에 울타리를 넘어간다. 그 후 둘은 영혼을 나눈 친구가 된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함께 강에서 뗏목을 타고, 저금통을 털어서 초콜릿을 잔뜩 사먹기도 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두사람의 시간은 덱스터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서히 옅어져 간다.
에릭은 엄마 몰래 덱스터의 병원으로 매일 병문안을 간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그를 위해 매일 같이 장난을 치며 놀던 어느 날, 친구는 정말 하늘의 별이 되고 만다.
장례식날, 에릭은 자신의 운동화를 덱스터의 손에 꼭 들려주고 나온다. 그리고 여름날 두사람이 매일 함께 시간을 보냈던 강물에 에릭의 신발을 띄워 보낸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나며 자막에 엔딩 크레딧과 함께 제목이 올라간다.
"굿 바이, 마이 프렌드"
영화가 끝난 후 칠판에 딱 2개의 단어를 쓴다.
Bye
가
그리고 아이들과 다시 한번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 좋은 이별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한 아이가 있었다.
“선생님, 어릴 때부터 키운 우리 집 강아지 콩이가 죽었을 때 엄마랑 엉엉 울었어요. 그때 콩이 머리 쓰다듬으면서 잘 가라고 인사했어요. 엄마가 한동안 밥도 잘 안 드시고 울었어요. 그럼 그건 좋은 이별이에요. 나쁜 이별이에요?"
“헤어질 때 눈물을 보였다고 해서 나쁜게 아니야. 우리는 눈물로써 사랑하는 존재를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단다. 중요한 건 살아있을 때 함께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야."
장례식날, 자기 때문에 덱스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에릭에게 덱스터의 엄마는 이렇게 얘기한다.
"아가, 덱스터는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단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것.
어린이는 자라면서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별을 겪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떠날지라도 추억은 마음속에 남아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영원히.
수업을 마치며,
칠판의 비어있던 공간을 하나의 단어로 채운다.
Good Bye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