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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 기쁨주의자 Feb 08. 2021

오늘의 시 <염소웃음>

재택 중 유일한 산책 시간에

얘야
어릴수록
헤픈 것이 웃음이란다

옛날 옛적에

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사람들이 살았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


의미 없이 

휘두른 팔만 마주 스쳐도
까르르 염소웃음이 터지는
어린 사람들 뒤에

가방 끄트머리만 스쳐도
분기의 눈을 떠 올리는
무거운 그림자의 뒷짐이
따라간다

헤픈 사람으로
살고 싶어 했다는
그 애 이야기



*염소웃음: 채신없이 웃는 웃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순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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