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지기의 희희한 인터뷰
당신이 기뻐하는 순간, 그 찬란한 모습이 궁금해요.
일상과 비일상 그 어디에 놓인 기쁨을
함께 발견하고 기록합니다.
쁨터뷰 Take 3.
#이건동
“지기님을 보면 꼭 그 나이 때의 저를 보는 것 같아요.” _건동님 피셜
모든 사람은 고유성을 가진다. ‘성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정체성’이라고 부를 수 도 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 중 나와 비슷한 면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혹, 매우 다른 면을 마주하게 된다고 해도 그 이야기는 또 얼마나 신기할까. 쁨터뷰를 하다보면 모든 존재와의 대화는 값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의 희희한 티키타카, 건동님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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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동님, 이름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동녁 동’자는 돌림이고요, 저는 ‘세울 건’을 씁니다. 동쪽에 (무언가를) 세워야 된다는 사명을 가지고 살고 있지요:)
이름이란 게 자주 불리면서 힘을 갖는 것 같아요. 사전 인터뷰로 소개해 주셨던 ‘Goreto’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을까요?
Goreto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네팔 감성 트레킹 회사인데요, Goreto가 영어 같지만 사실 네팔어예요. Goreto treks를 함께 만든 친구가 제안한 단어인데, 네팔어로 ‘등산길’, ‘오솔길’을 의미해요.
(*Goreto treks _ ins. @goretotreks)
책도 쓰고 계신다고 했는데 그것도 Goreto와 네팔에 관한 내용인가요? 아니면 ‘이건동'에 관한 건가요?
Goreto로 시작해서 이건동으로 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토로 삼고 싶은 ‘파타고니아’, ‘블랙야크’ 브랜드에서 나온 책들을 보면서 Goreto trecks도 고유한 히스토리를 정리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우리가 왜 트렉킹 회사를 운영하는지’에 대해서요. 그리고 네팔에 있을 때 부모님께 매일 보냈던 일기의 내용도 책에 담았는데요, 다니던 설계회사를 그만두고 네팔로 가겠다는 무모한 첫째 아들이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사용한 방책이었죠. 최근에 다시 읽으니 도저히 못 읽겠더라고요 간지러워서 허허허.
걷고 뛰는 이건동으로서도, Goreto trecks의 대표로서 참 다양한 캐릭터를 갖고 계시네요. 그런 에너지의 원동력 같은 게 있을까요?
제 인생에 모토라 할 수 있는 3가지 브랜드 카피가 있어요. 나이키의 Just do it, 아디다스의 Nothing is impossible, 노키아의 Connecting people.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어진 능력과 시간은 단 한번뿐이니 무엇이든 일단 해봐야 된 다고 생각해요. 대학생 때 국내/외로 많은 활동을 하며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불가능한 것은 없으니, 무엇이든 우선 함께 해보자는 시도일까요.
맞아요. 경험은 경험을 불러오는 구구단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1x1은 1인데 1x3은 3이 되니까요. 나는 1이라는 사람이지만 뒤에 어떤 숫자가 붙느냐에 따라 자연히 결과가 커질 수 있는 거죠. 함께라면 무엇이든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N캐의 다양함을 담아내는 일상 중에 요즘 가장 사랑하는 모습이 있으신가요?(그는 잠깐 눈을 번뜩였다!) 제가 ‘젤리’라고 부르는 친구가 있습니다. 저에게 구구단의 뒷자리 숫자와 같은 친구인데요, 제가 1이면 젤리는 무한대 같아요. 매번 답이 다른데 그 답을 맞히는 제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지금은 이런 사랑의 감정이 가득 찬 ‘젤리’의 남자 친구로서의 모습을 가장 사랑합니다.
Goreto treks의 이건동, 사랑하는 이건동의 차이가 있나요?
아니요. 비슷한 거 같아요. 상황에 따라 잘 바뀌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회사 안에서의 저나 집 안에서의 저나 비슷한 거 같아요. 그러니 회사에서 만난 분들께도 자연스럽게 제 개인적 일상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고요.
건동님은 경계가 별로 없는 사람이네요.
약점이기도 하고 인간적인 모습이기도 하고. 저는 일에서도 사람 관계가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러니 쁨지기를 만난 지금의 회사에서도 제가 먼저 다가가 저를 편히 보여주지 않았을까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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쁨지기와의 관계가 특별하시다고요:)
쁨터뷰를 하시는 지기님은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평일 오전과 오후엔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고 있죠.
맞아요 아주 희한한 관계네요. 하하하
제가 먼저 쁨터뷰 신청을 했지만 부담 가지 않고 수락해주셔서....
먼저 인터뷰 요청을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지난 팀장님도 그러셨고 지금 제 앞의 건동님도 제가 회사 밖에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응원해주셔서 제가 더 마음껏 일을 벌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기는 팀장 복도 많지-
개인적으로 쁨터뷰를 하시는 지기님의 다양한 활동을 응원해요. 마치 제가 대학생 때 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달까. 지난번 희희한 크리스마스에 참여해 쿠키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할 때도 그랬고, 비슷한 면이 많아 보여요. 자타공인!
쁨터뷰 워딩이 맘에 든다고도 이야기해주셨는데 이유가 궁금하네요.
무언가를 봤을 때 ‘아!’라고 머리를 때리는 것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였어요. 기존에 쁨지기가 기획해 진행한 프로그램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쁨터뷰에도 자연스럽게 신뢰와 흥미가 간 것 같아요. ‘기쁨곡간’도 그렇고요. ‘기쁨’이라니! 이런 표현을 쓰는 친구라니! 업무로도 자주 보겠지만 그 외 이런 시간으로도 더 친해지면 좋겠다 싶었어요. 물론 업무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으면 이런 외부 활동이 조금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으시니까요. 오히려 제가 더 ‘적극적으로 더 해라!’, ‘대표가 되어라!’라고 독려하는 편이죠.
사전 질문을 드릴 때 코로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셨어요.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기쁨을 빼앗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마스크요. 제가 최근에 사극 드라마에서만 보던 ‘구안와사’라는 병에 걸렸었는데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구안와사(口眼喎斜, facial nerve palsy)는 입과 눈 주변 근육이 마비되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질환이다.
사람이 보통 얼굴로 표정을 드러내는데, 말하거나 표현하는 데 있어서 자유롭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면서 표정이 사람과 관계에 주는 중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맞아요 눈으로 못 웃으시는 분들은 힘들 거예요. 저는 워낙 눈으로 잘 웃어서 하하하 유리하달까. (찡긋)
이런 거 딱 하나만 있으면 사람들이 다시 기쁨을 되찾겠다 싶은 게 있을까요?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람들이 자신감을 더 가지면 좋겠어요 소위 ‘나잘난 맛’에 사는 거죠. 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더 좋은 면을 봐주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희망적인 것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코로나에 대해서도 이제는 조금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고요.
지금 시대에 건동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기쁨을 선물한다면 뭘 주실 건가요?
나의 말!
선물... 맞나요? 하하하
저는 스스로를 매우 사랑하고 고귀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서요. 저 때문에 사람들이 웃는 게 큰 기쁨이에요. 그래서 제 이야기를 잘 듣고 웃어주는 분들을 매우 좋아한답니다.(지기는 계속 웃고 있었다고 한다.) 하하하하 뭐예요 그게…
어이없는 웃음이든 재밌어서든 지금 쁨지기님처럼 웃기만 한다면야.
기쁨에 대해 조금 더 어려운 질문을 드려볼게요. 기쁨이 완전히 사라진 세상이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은 없겠죠.
오 이런 대답 처음이에요.
기쁨을 느낀다는건 감정의 부족함과 충만함을 느끼다는 건데, 그런 것이 없다면 인간의 삶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죠.
기쁨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냐, 어떨 때 기쁨을 느끼냐는 상대적인데 저는 부러 재미나 즐거움 기쁨을 분리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 생각엔 비슷한 단어들이긴 한데, 기쁨엔 벅참이란 것이 더 들어가는 것 같아요 벅참이 짧으면 기쁨, 더 크면 감동.
저는 기쁨이란 단어에는 ‘함께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 같아요. 즐거움이나 재미는 혼자서도 표현할 수 있겠는데 ‘기뻐’라는 단어를 쓸 때는 누굴 사랑해서 기쁘든, 가족과 함께해서 기쁘든, 누굴 도울 수 있어서 기쁘든 결국에는 ‘우리’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을 때 ‘기쁨’이란 단어를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 반대로 기쁨이 가득 찬 세상은?
천국! 저는 비록 무교이지만. 가보지 못했던 그곳이지 않을까요.
지금을 천국처럼 사는 방법은 없을까요?
하루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온전히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 하루를 살아간 가치에 대한 땀을 흘리는 것이요.
건동님만의 방법으로 다른 이들과 기쁨을 나눠갈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많은 배움과 가치를 주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래~서 쁨터뷰를 한답니다. 쁨터뷰는 엄청 기쁨에 가득 찬 사람을 만나는 것도, 기쁨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니에요. 저를 만나고 싶어 하시거나(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한 증상이죠;;) 쁨터뷰가 궁금하신 누구나 신청하실 수 있지요. 제 나름의 기쁨을 나누는 방식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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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의 쁨터뷰는 어떠셨나요?
벌써 한 시간이 됐어요? 이거 시즌1이죠?
네?
아쉽다. 한 번으론 너~무 아쉽다. 난 아직 할 말이 많은데! 벌써 가야 하나!!!
자자 마지막으로! 쁨터뷰어인 저에게도 질문 하나?
개인적인 바람인데 쁨터뷰를 한 분들을 모아서 연말에 파티를…
이렇게 일을 주시다니. 쁨터뷰를 통해서 다양한 연령대나 상황의 사람들을 만날 예정인데 건동님이 제안해 주신 파티를 열게 된다면 흥미로운 그림이 될 것 같네요. 흠흠.
*쁨터뷰로 그대의 기쁨을 들여다보고 싶으시다면, 인터뷰 신청을 해주세요:)
insta. @soso_rej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