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박 Oct 15. 2021

공동체, 새로운 집합성

19-1023


도시와 개인, 그 사이의 새로운 집합성


새로운 집합성; NEW COLLECTIVITY

하나로 모이되, 선택할 수 있고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영역을 수용할 수 있고 공간적으로 중첩되어 있는 새로운 집합성.


공동체의 붕괴

산업화와 근대화, 도시화, 그리고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과거의 공동체는 점차 퇴색되어, 현재는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없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가족은 해체되고 1인 주거가 급증했으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찾아온 자유와 해방, 그리고 도시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공적인 도시와 사적인 집은 현관의 문을 경계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었다.


도시와 집; 이분법적인 분리와 극단적인 경계

도시; 집에서 한걸음을 내딛으면 '차가운 도시'를 마주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다양하지만 얕고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다.

집; 그리고 도시에서 탈출하면 아무도 없는 '공허한 집'으로 돌아간다.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집은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외딴섬이며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소유와 소비를 중시하면서 사적 이익과 개인의 문제에만 집중하고 그들의 공간은 공동체가 결여된 채로 완전한 '개별성'을 띄게 되었다. 또한 도시 안에서 한 장소에 오랫동안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이 도시의 현실이며 이는 도시의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게 하는 노마드적 개별성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공동체의 필요성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개인적인 일상 속에서 삶의 공허함을 피부로 느낀다. 인간적인 관계성의 부재, 반복되는 일상의 피로감, 정보의 선별이 점차 어려워지는 과잉 정보의 사회, 그리고 삶의 다양성이 반영되지 못하는 그들의 공간은 사람들로 하여금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개별성에 회의를 느끼게 하였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공공의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조율된 새로운 집합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집합성은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각각의 영역이 침해받았던 과거의 '희생적 공동체'와는 다르다. 새로운 집합성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특이성을 인정하고 각각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들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중간적인 영역을 단계적으로 배치한다. 급격한 공간 성격의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단계적인 영역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도시-공동체-개인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COMMUNITY DIAGRAM'


과거; 의존적 개별성 - 희생적 집합성 - 모호한 경계

공동체에 의존적인 사회, 사적 영역은 공적 영역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들 간의 경계가 모호하다. 개인적인 삶이 공동체에 의해 침해받고 공동체라는 명목 아래 희생을 강요받기도 한다. 상부상조의 의미로 개인이나 가족의 희생 뒤엔 도움을 받은 친척이나 이웃, 공동체가 그 희생에 대한 보답을 하거나 대신해서 다시 희생하는 순환적인 공동체이다.


가까운 과거; 고립된 개별성(유목적 개별성) - 허구적 집합성(공동체의 부재) - 완벽한 경계

공동체는 사라졌다. 오로지 공적인 영역의 도시, 사적인 영역의 집이 완결적인 경계에 의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뿐이다. 도시 안에서 한 장소에 오래 뿌리내리지 못하는 도시의 현실은 유목적인 개별성을 도출해내었고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 자율적 개별성 - 선택적 집합성 - 중첩된 경계

사람들은 이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조율된 새로운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개인의 개성이나 취미, 그리고 개인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짐에 따라서 개별성은 점차 자유로워졌고 그들은 선택적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개별성과 집합성의 경계는 어느 하나에 종속되어 있지 않고 철저하게 대립되지도 않는다. 수평적, 수직적으로 중첩된 경계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롭게 출현한 집합성에 거리를 두게 할 수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 도시 - 성수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