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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박 Oct 18. 2021

지형

19-1025


땅의 모양과 맥락 그리고 회귀



지형; 땅의 모양과 주변 맥락,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질 땅에 대한 개념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단어.


지형, TOPOGRAPHY를 고려한 건축; 주어진 땅의 모양(땅의 물리적 조건-건축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과 맥락(땅의 주변 환경-주변과의 관계를 맺는 시작점)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구축을 진행하며 그 후에 새로운 지형을 만들거나 과거의 지형으로 회귀(땅의 회복-건축이 새로운 땅이 되는 것)하는 것.


건축 이전의 땅, 상처를 입기 이전의 땅은 그 위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는 충만한 땅일 수도 있고 자연이 훼손된 건조한 땅일 수도 있다. 아니면 과거에 지어진 건축이 이미 땅에 상처를 입히고 땅은 기능을 상실한 채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TOPOGRAPHY DIAGRAM


땅을 유의 깊게 살펴보자. 대부분의 땅은 등고선과 맥락을 가지고 있고 이는 지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으며 주변의 자연환경과 도시와의 관계를 보여준다. 등고가 많아서 경사가 급한 땅에서는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을 가짐과 동시에 건축이 땅과 어떻게 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사려 깊은 접근이 필요하고, 반대로 등고가 거의 없는 땅에서는 수평적으로 뻗어나가는 시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변의 도시적 환경(상가, 도로, 공원, 아파트 등)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건축 주변의 땅과 건축은 변하지 않는 물리적인 조건이고 관계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것이 땅의 모양과 맥락을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맥락지도; 글을 쓰다가 문득 생각난 단어. 대상지와 주변의 현황을 나타내는 배치도를 만들 때, 주변의 등고와 땅의 형태, 건축의 배치를 기록한 형태지도(Shape-Map), 대상지의 주변 맥락을 개념화하여 표현한 맥락지도(Context-Map), 건축의 옥상이나 필로티, 1층 정원과 같은 새로운 지형을 강조한 반-외부지도(New Landscape-Map)와 같은 다양한 지도를 기록하고 표현한다면 지형을 고려한 건축을 설명하기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처 입은 땅에 놓인 건축은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낸다. 상처 입은 땅 위의 건축은 기존의 땅을 보존하여 남기기도 하고 기존의 것과 같은 모양의 땅을 의도적으로 구축하기도 하고 땅에서 부유하는 새로운 땅을 만들기도 한다. 건축의 모든 부분이 새로운 지형이 될 필요는 없지만 일부라도 땅에 귀속되어 건축이 땅에 속하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건축과 지형은 기존에 시도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맥락을 수용할 수 있고 기존의 땅이 가지고 있던 지형으로 회귀하여 자연과 건축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너무 높아져버린 탓에 땅에서 멀리 떨어진 건축은 남겨진 땅을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옥상이나 반-외부공간 같은 건축의 새로운 지형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지형은 건축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자 고려해야 하고, 활용해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건축 이전의 땅과 구축의 행위로 인해서 상처 입을 땅, 그리고  그 이후에 만들어질 새로운 지형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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