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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별 Oct 23. 2016

[밤별의 그림일기] 21. 소중한 사람과 해야할 일

평범한 주말


한달 전, 부모님이 이사한 집, 밤별장으로 오기로 했고 3주 전쯤엔 생갈비를 사다 배와 양파를 갈고 꿀, 간장, 마늘 등으로 갖은 양념을 해 재워 얼려두었었다. 이후 창고방에 가득한 짐정리를 깨끗이 해 부모님을 맞이하겠다는 나의 야심찬 계획은 그저 계획이 되었고....


그도 그럴 것이 10월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정신없이 하루하루 일하고(놀면서) 살았다. 꺄!!

특히 이번 주는 정말 매일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와 수면시간도 짧았다. (퀭!!)



라고 긴 변명을 적는 불효녀 ㅋㅋ

암튼 오늘은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다 큰 어른이인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역으로 가서 엄마가 알아온 내 인생 최고의 청국장 집도 가서 맛있게 식사도 하고(멀리서 왔다니 덤으로 고소한 콩국물도 주시기에 나도 답례로 유기농 쌀꽈배기 과자 한봉지를 가게에 다녀가던 손자들 드리라고 얼른 드리고 나옴 헤헷)

그리곤 남산을 올라가며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N타워에 가서 공연을 보고 맥주 한잔을 나눠마시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지만 나름 우리 가족이 좀 나쁘지 않게 생겼다며 술주정(?)을 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곤 부모님 커플의 약 100번째쯤 될 인생샷고 찍어드리고 타박타박 걸어내려와 서울역에 둔 짐을 찾아 남대문을 잠시 들러 집으로 왔다. 휴~


이후론 어제 해동시켜둔 갈비에 채소를 넣고 끓여 부모님이 가져오신 가을 송이를 쪽쪽 찢어 같이 먹었다는 호호호~

부모님은 솜씨가 나쁘지 않다며 국물까지 떠먹으셨고, 나중에 고향집에 와서 채소는 좀 더 크게 썰어 다시 재현해달라고 하시며~ 룰룰~

우리는 복분자주도 한 잔씩 나눠마셨고,

후식으로 사과와 구절초차를 먹고,

여느 때처럼 부모님은 드라마를 보시고

서로을 디스하시며 툭닥거렸고 난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깨달았다. 내 일상이 있는 서울에서 부모님과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낸 것이 정말 특별한 일이었음을.

(울컥!)


앞으로도 가장 소중한 사람과는 정말 평범한 일을 함께 하며 살아가야겠다. 이 소중한 진실을 깨닫게 도와준 그 분께 감사를 드린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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