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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글 Aug 05. 2021

인생은 여름방학처럼

닮고 싶은 삶의 태도

얼마 전 인터넷에서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 부부의 가훈을 봤다.


 “인생은 여름방학처럼.”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삶의 자세에 나는 많이 놀랐다. 당황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도 살 수 있구나, 하고.





나는 삶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항상  잘하고 싶었고,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몸이 고생할지라도. 그래야 마음이 편했다. 돌아보면 별일도 아닌데 많은 날을 불안해하면서 보냈던  같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생애 처음 지각했던 날이다. 등교시간이 지나 고요한 복도에는 내 실내화만 놓여 있었다. 그 상황이 낯설었고, 두려웠던 나는 울면서 교실 문을 열었었다. 그냥 늦어서 죄송하다 하고 저벅저벅 걸어들어갔으면 됐을 텐데.



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결재 문서는 수십 번을 고치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브런치도 업로드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몇십 분을 고민한다.





그런 나에게 요즘은 특히 올림픽 선수들의 이야기가 또다른 귀감이 된다.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 무대, 러시아 선수는 마지막 화살을 잘못 쏜 걸 직감하고는 생긋,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개인전에서 탈락한 우리나라 김우진 선수도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떻게 해피엔딩만 있을 수 있겠어요”라고.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4위를 기록하며 보여준 웃음은 또 어떤가.




한번 나는 충격을 받았다.

아마 내가 선수였다면 경기를 마무리하기 전부터 심장은 터져나갔을 거다. 너무 잘해내고 싶어서. 탈락하는 순간 아쉬움의 눈물이 잔뜩 고였을 텐데.



그동안 나는 태어난 대로, 무거운 마인드로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인생을 여름방학처럼 살라” 말하는 장항준 감독처럼, 실패에 미소짓는 국대 선수들처럼.



어떻게 가능할까. 이것도 며칠을 고민했다. 묵혀둔 브런치를 다시 찾았다. 매일의 생각을 후련하게 쓰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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