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랜만에 도서관에 나가 보았습니다.
별일 없이 주어지는 시간, 몰려오는 불안.
안절 부절 속절없이 시간만 흘렀다.
시간이 있으면 놀고~ 즐기고~ 쉬면 그만인 것을. 왜 이렇게 뭔가 하질 못해 괴롭고 안절부절 한 걸까.
작가 일을 할 때도 그랬다.
밤을 새워 방송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하다, 자고 싶다는 생각 보다, 안절 부절....
어쩌다 시간이 주어져도 어떻게, 뭘 하며 보내야 할까? 고민했다.
아마 잘 시간도, 먹을 시간도없이 바빠서... 너무 바쁘게 살아서 망중한을 즐길 줄을 몰랐던 모양이다.
이제는 시간에 적응할 만도 되었건만 여전히 안절부절이다.
조금의 여유라도 있다면 드라마 대본 습작도 해 보고~ 소설 습작도 해 보고~ 그래야지... 생각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유가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은 이 마음은 뭘까.
시간은 잘도 흐르고, 뒤돌아보면 또 나는 아무것도 해 내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았구려...' 한숨 쉬고있다.
'아들 좋아졌잖아, 아들 키운 게 젤 큰일 한 거야'라고 말해주는 주변 사람들 말에 아주, 조금 위안이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꽃다운 나는 마흔이 훌쩍 넘었다.
수요일은 아들이 합창단 연습을 가고, 여유로운 저녁이다. 쓸데없이 동네를 한 바퀴 돌기도 하고, 괜히 멀쩡한 옷가지를 꺼내어 정리를 하기도 하다가 오늘은 작정하고 노트북에 작가수첩까지 챙겨들고 도서관에 왔다.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노트북 셋팅을 끝냈다.
자. 무엇을 할까? ... ...
노트북 앞에 앉아 손을 올리는 이 모습마저 영 어색했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노트북 앞에 앉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무엇을 하든, 무엇을 쓰든.
오랜만에 특가 아메리카노 대신 사온 카페라테가 수줍게 노트북 뒤에 숨어 있다.
커피 한 모금 꼴깍이는 소리마저 부담스러운 공기 속에서 도서관과, 노트북과 어색한 사이가 되지 않으려고, 뭐라도 열심히 하는 척을 하려고 끄적끄적. 아무말이나 쏟아내는 내가 한심하고 처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