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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녕 아빠

아빠가 안 계신 어버이날

by 돌콩


오월이 되면 가슴이 먹먹한 것이..

아빠가 없는 어버이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슬픔에 젖은 눈_ (딱 이 말로 표현이 되는 그런 눈...)'을 하고 있는

엄마 얼굴을 마주할 용기도 없고...

그래서 오월이 참 잔인하게 느껴지더라...


아빠한테 달아 드릴 카네이션,

조화를 사다가 만들어보았다.

서툰 솜씨지만 정성을 가득 담아...



온 가족이 모여 납골당으로 가는 토요일.

하늘도 맑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아빠가 계신 납골당에 해가 깊게 들어와서

아빠 참 따뜻하겠다 싶었다.


엄마는 곧 땀 흘리는 여름이 될 텐데

아빠 살아계셨으면 또 일하러 간다고 나가서

소금처럼 땀에 절어 왔을 텐데...

이제 잘 쉬고 있겠다며 애써 덤덤하게 말씀하셨다.


납골당... 아빠 집 앞에서

온 가족이 가득 모여 서서

한참 아빠 얘길 나누었다.

아빠가 참... 반가웠을 것 같다.


부부단인데.. 아빠 혼자 있으니

텅 비어 보인다고.

어서 빨리 아빠 옆에 자리를 잡아야

보기에도 좋겠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내가 꽃을 가득 장식해 놓아서

마당이 가득가득 차 있으니

엄마 자리는 없다고 잔소리 한번 해 주었다.


매번 아빠 좋아하는 커피만 가져가서

다음번엔

마지막 날 아빠가 답답해서 그렇게 드시고 싶어 했던

탄산음료 하나 사 오자고 약속했다.


납골당을 나와 엄마를 모시고 바다로 갔다.

그동안 슬픔에만 잠겨 있었을 엄마가 확 트인 바다 보며

바닷물에 엄마의 슬픔도 보내버리고 오길 바랐지만,

아직 슬픔을 다 보내는 건

아빠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걸 안다.


우리는 더 충분히

슬퍼할 것이다.

우리에게 아빠는

그런 존재다.

쉽게 잊히고, 쉽게 눈물을 멈출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많이 사랑했고, 많이 고마웠고,

정말 많이 보고 싶은 아빠.


지금 아빠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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