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은 정해져 있고 남은 것은 타이밍뿐인
그 순간이 왔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주식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주식시장은 1초 앞만 내다볼 수 있으면 게임 끝"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도저히 급여만으로는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통장과 대출금,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불안한 미래를 돈으로 밝히려 하지만 대부분은 결코 빛의 세계로 나오지는 못하는 것을 보니 점쟁이가 자기 죽을 날을 모른다는 속담처럼 단 1초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존재가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도 대중교통만큼은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존재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있다. 버스는 정확한 정류장에서 거의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고 약속한 목적지를 경유한다. 내가 근처에 있는 다른 방향의 노선을 이용하지 않는 한, 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나는 결코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단 한 가지의 경우, 내가 내릴 타이밍을 착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차벨을 누르는 순간, 불이 들어오는 순간에 느껴지는 감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불이 들어왔으니 나는 이번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혹시 내가 내릴 장소를 착각했으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인데 이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길 찾기 기능을 이용하면 내릴 정류장을 착각할 일은 거의 없다.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습관을, 관계를 그만둬야 한다고 결심한 사람들은 그 일을 언제 그만두는 것이 가장 좋은지 몰라서 불안해한다. 분명 그만두는 것이 내 인생에 더 바람직하고, 그만둬야만 다른 삶을 살 수 있는데 지금 당장 그만두기에는 내 여건이나 의지가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좀처럼 그만둘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 하차벨을 눌러야 한다고 명확하고 단호하게 말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자기 죽을 날도 알지 못하는 점쟁이나 남의 인생에 관심이 없는 타인들에게 의지해서 결정하는 것 또한 미덥지 못하다. 당연히 나도 모른다. 나 역시 1초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니까.
그래도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번만 잘난 척해보겠다.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짝사랑은 마음이 식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보고(단, 9시 뉴스에 나올 법한 행위는 노력이 아니다), 그 외의 모든 것들은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즉시 그만두는 것이 가장 좋다. 그만두기에 좋은 시기라는 그럴싸한 꽃은 대부분 그만둘 수 있는 시기를 영영 놓친 모습으로 시들어버리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