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병적인 의심의 마지막 (스포주의)
위대한 시인들은 찰나적이고 열광적이며 호색했고 철이 없었으며, 의심하고 신뢰하는 데 있어서 경솔하고 충동적이었다. 그들은 지금도 그러하고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의 영혼은 보통 감추어야 할 어떤 결함을 가리고 있으며, 때로는 작품을 통해서 내면의 상처에 보복하려고 한다. 때로는 드높이 비상함으로써 너무나 강한 기억에서 도피하려고 하며, 때로는 진흙탕에서 뒹굴 뿐 아니라 그것을 즐기기까지 하며, 늘 언저리를 떠도는 도깨비불처럼 되어 자신을 별로 착각하게 만들며 -이 경우 사람들은 그들을 이상주의자라고 부른다- 때로는 오랜 자기혐오와 반복해서 나타나는 자기 불신의 망령과 싸운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앙트완의 집은 근사했죠. 마치 집착 같이 한 장소에 꽂히면 꼭 기거 집을 사야 했죠.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심해져 새 집을 사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굴었어요.
앙트완처럼 그의 건물들도 하나같이 철저히 구분되어 잇었어요. 몇 번의 실패한 관계 끝에 그에게 남은 건 베르사이유의 저택과, 레리고르의 성, 깐느의 빌라, 그중에 압권은 세느 강의 수상 가옥이었죠. 25살 연하의 젊은 여자와 거기 살다 보니 이런 고지대에 오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작년에 그녀가 떠난 뒤로 모든 게 시들해졌죠. 혼자 몇 달밖에 못 살 집을 굳이 사고 싶지 않았겠죠.
"불쌍한 앙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