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은 언제나 미래형
낙원이란 도착하는 장소가 아니라 도착하려고 길을 만드는 일.
추천픽
좋은 산문을 선물하고 싶을 때
편안한 그림과 산문을 원할 때
요란하지 않은 행복이야기가 궁금할 때
이 책은 비숫한 하루하루에서 길을 잃거나 습관적으로 길을 잃는 사람에게 다정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작가는 다정함이 우리를 구원하고 응원할 수 있음을 조용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이야기 내내 그림을 곁들여 긴장감을 놓게 만든 작가의 배려와 무심한듯 섬세하게 고른 단어와 문장덕분에 '잠시 멈춤'이라는 신호등에 걸린다.
연인의 사랑에 이유가 없듯 그의 산문을 좋아하는 데에 특별한 무엇은 없다. 다만 그의 글을 읽는 사람은 각자가 상상하고 다다를 수 있는 풍경을 그릴 수 있다. 그곳은 벽과 콘크리트가 없고, 넉넉한 틈과 공간이 있다.
독자는 자신이 상상한 풍경을 통해 각자의 삶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아름다운 부속품이 되어 낙원을 만들었음을 깨닫는다. 사는 데 열심을 내고, 여유에 팍팍했던 일상이 실은 자신의 낙원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재료였음을 책을 덮으며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삶의 모양이 제각기 다른 세계에 산다. 이해보다 오해가 가깝고 조화보다 반목이 쉬운 세상에서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점 사이에 정성껏 선을 이어보려 할 때, 그렇게 이어진 선들로 넓게 그물을 짜보려 할 때, 세상의 다정함들이 힘을 낸다. 우리가 서로 다른 삶을 응원하며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우리의 다름이 세계를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하리라 믿을 수 있도록.
세상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들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낙원은 언제나 미래형 문장으로 쓰일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뒤에도 내게는 더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시간을 잘 살아볼 것이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내 모습을 더 자주 꺼내보면서, 마주 보는 이들에게 더 다정한 얼굴이 되어주면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모를 이의 뜻밖의 방문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두려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그저 앞치마를 훌훌 벗으며 이제는 시간이 되었으니 가보자고 씩씩하게 웃으며 말해볼 것이다.
나는 보고 싶다. 오래오래 살아남아 웃고 있는 할머니들의 얼굴을.
좌절의 시기와 시시한 날들도 모두 견뎌 여든이 되어서도 쓰고, 아흔이 되어서도 그리는 주름진 손들을.
때로 넘어지고 물러서더라도 끝내 자신의 꿈과 함께 삶도 정성껏 돌보며 나이 들어간 여자들을.
다음 세대를 향해, 스스로를 해치거나 파멸하지 않고도 자기 자신과 잘 싸워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선배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