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나왔다.
유산균과 물을 들이켜 숙변을 밀어냈지만 여전히 출렁인다. 봉긋하니 무덤 모양일 때만 해도 이 정도는 괜찮아했는데, 한 눈 판 사이 염치없는 배가 배꼽 밑까지 점령했다. 양분을 주고 생명이 다한 걸 배설한 뒤에도 하얀 지방을 서캐처럼 숨긴 배가 고집스럽다. 꼬집어 들었다 놓자 힘없이 흔들리는 게 영 빠질 모냥이 아니다. 허리 꺾은 주인의 노기 띤 눈살을 대면한 똥배가 항변한다.
“무에 그리 억울해 하남? 하마터면 내 탓인 줄 알았네.
하찮은 욕심도 여차하면 탐욕으로 똬리 트는데, 내가 터 잡을 동안 주인 양반은 뭘 했남.
난 합당한 중력의 무게를 더한 것뿐이야. 이제 아침 기상과 낮동안의 고된 노동 후, 지구가 당기는 힘 때문에 자주 주저앉는 밤을 맞게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진 마. 자신의 발 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편안히 서서 볼 수 없는 것과 지각하지 않으려고 뛰던 힘을 잃었다는 정도인걸. 밤마다 술이 주는 싸르르 한 쾌감과 기름진 맛에 홀리면서 중력의 무게까진 생각하지 않았겠지. 나를 버리고 싶다면 먼저 주인 양반 변명이나 수술하게.”
배시시 똥배가 웃는다.
아. 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