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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Sep 28. 2020

그래도 출근한다

부은 눈. 덜 마른 머리. 물 한잔도 허락하지 않는 속. 배는 고프고 어제 먹은 술기운은 여전하다. 그래도, 출근한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햇살이 얄미롭다. 씻지도 않은 머리에 모자 하나 눌러쓰고 산책이나 나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은 월요일이다. 이걸 참아야 돈을 벌 수 있다. 나의 타고난 생의 리듬. 이 리듬을 바치고 나는 직장에 속한다.


불평을 해도 출근하면 어떻게든 된다. 어떻게든 일하게 된다. 나의 리듬과 사정 따위는 중요치 않다.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출근한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안녕하세요.


밝게 인사를 나누면 조금은 몸에 기운이 돈다. 억지로 억지로 인사를 나누고, 그 억지는 또 어떻게 나의 하루를 돌아가게 한다.


그렇게 앉아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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