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아, 아빠들 마음속에는 많은 꿈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많은 꿈들 가운데 경제적 자유에 대한 꿈, 모두들 갖고 계시지요? 직장과 월급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 손잡고 평일에도 여행을 가고, 아이 아프면 집에서 데리고 푹 쉬게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신 우린 다른 꿈을 꾸죠. 나는 현재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 아이만큼은 경제적인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꿈이요. 저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아이를 위해 애쓰는 이 모든 것들도 결국에는 내 아이가 경제적 자유를 누릴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소망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중심이 되는 시스템은 누가 뭐래도 자본주의입니다. 물질 만능주의니, 황금만능주의니 비난해도 우리가 수요와 공급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현실입니다. 경제적인 것과 연관되지 않은 것을 찾을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는 아이로 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적기는 초등학교 입학이 시작될 무렵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 인재들에게 필요한 21세기 핵심 역량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습니다.
기초문해 - 문해, 수해, 과학문해, ICT 문해, 재정문해, 문화 및 시민문해
역량 - 비판적 사고/문제해결, 창의성, 의사소통, 협력
인성 자질 - 창의성, 주도성, 일관성/도전정신, 적응력, 리더십, 과학 및 문화
이 중에서 '재정문해' 능력이 기초문해 영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정문해 능력이 문해, 수해, 과학 문해 등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능력과 동급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라는 해석이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된 21세기 핵심 역량 중 유일하게 공교육에서 실행되지 않는 것이 있어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재정 문해 교육은 학교에서 해주지 않습니다. 아이를 대상으로 재정 교육을 해주는 학원도 전무하죠. 결국 아이의 재정 교육, 쉬운 말로 경제 교육은 부모의 몫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도 아이 수학 공부, 영어 공부에는 얽매이면서도 경제 교육은 '뭐, 굳이~' 하고 등한시합니다. 어쩌면 생존과 가장 직결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도 사회도 제쳐두고 있는 것이 이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우리 아이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아이로 기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크게 3가지 정도 소개해 보겠습니다.
하나. '부'와 '부자'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갖게 하기
제일 우선적으로 '부' 혹은 '부자'에 대해 아이가 긍정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부'를 누리는 것, '부자'가 되는 것. 모두가 꿈꾸지만 다들 나쁘게만 묘사해 왔습니다. 놀부, 스쿠루지 할아버지가 우리가 아는 부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죠.
아이는 부모가 바라보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부모가 '부'를 혹은 '부자'를 나쁘게 바라보고 '돈'에 대한 이야기를 경시 하면 아이도 그런 관점을 갖게 되고, 아이의 경제적 자유는 요원해집니다. '부'를 누리는 것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고, '부자'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진다고 아이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착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는 선한 사람을 더욱 선하게, 악한 사람을 더욱 악하게 만들 수 있을 뿐입니다.
둘. 재미있고 쉽게 자본주의 시스템 이해하게 하기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길은 누가 먼저 자본주의 시스템을 깨닫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의 소득은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근로소득만으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자본소득이 경제적 자유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우리 아이가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우리 아이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때가 빨리 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예비초등, 초등 저학년에게 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시키냐고 반문하실 것 같아요. 아이가 이 시스템을 쉽고 재미나게 이해하게 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루마블 보드 게임하기, 또 하나는 전래동화 읽기입니다.
부루마블 보드게임은 아이에게 자본주의 시스템을 체득하게 하는 방법으로 최고예요. 부루마블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제일 비싼 땅인 '서울'을 가지는 거죠. 그리고 호텔과 빌딩을 세워 자본소득을 쌓아 통행료를 받아야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짓다 현금이 부족해지면 파산의 위험이 옵니다. 그때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지급되는 월급, 즉 근로소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됩니다.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통해 아이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레 돈 단위도 익힐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읽어 보면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착한 사람은 결국 부자가 됩니다. 지금도 옛날에도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전래동화 중에는 착하게 살다 도깨비방망이를 얻는 행운으로 부자가 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부를 이뤄가며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좁쌀 한 톨로 장가든 총각', '가는 새끼줄, 굵은 새끼줄', '볍씨 한 톨' 등이 있는데요. 결국 가난했던 주인공이 다들 논과 밭을 사서 부자가 되는 공통점을 가지는데요. 아이랑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소득을 늘려 부자가 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됩니다.
셋. 용돈으로 실제 돈을 운용해 보게 하기
모든 성과는 실행으로부터 나옵니다. 아무리 '부'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갖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꽝이죠. 아이에게도 돈을 운용해 보게 하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돈을 운용해 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돈'을 주는 일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제 아이 스스로 돈을 써야 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갖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도 하고, 하교하면서 친구랑 같이 사 먹고 싶은 군것질 거리들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런 아이에게 주 단위, 월 단위 등으로 용돈을 지급하고 그 안에서 아이가 직접 용돈을 운용해 보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깨울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저금통을 두세 개 마련해 두고 하나는 돈을 모으는 용도, 다른 하나는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한 용도 등으로 나누게 하고 설거지하기, 실내화 빨기 등으로 용돈을 벌어 저축을 하는 방법, 소비를 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함께 주식 투자, ETF 투자 등으로 투자의 방법도 실행하게 하다 보면 우리 아이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는 아이로 자라게 될 겁니다.
학교에서 고등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하냐고 물으면 '부자가 되려고 공부한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고 공부한다' 등의 대답이 대부분입니다. 결국 공부의 목적도, 이유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듯이 우리 아이들도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이 의사가 되는 것,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목적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공부는 재미가 없고 결국 고등학교 생활도 재미가 없어지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자유롭게 살며 행복을 누리는 방법이 단순히 좋은 직업을 갖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루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의 삶이 보다 풍부해지고 활기차고 충만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정 문해 능력.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필수 능력입니다. 하루빨리 경제적 자유를 누릴 아이로 기르기 함께 시작해 보시죠. :)
제 블로그에 전래동화 읽고 부자되기와 관련하여 함께 읽으면 좋은 글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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