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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

by 알쓸채은

제 교육의 목표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독립입니다.


스스로 잘하는 어린이, 스스로 잘하는 청소년, 그리고 스스로 잘 사는 어른.


그 첫걸음인 초등학교 1학년.


루틴으로 습관 형성도 해야 하고, 엄마가 큰 그림도 그려야 하고, 꾸준히 학습지도 풀어야 하고 등등.


초등 1학년이 하면 좋은 것들을 줄줄이 소시지처럼 늘어놨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엄마 아빠의 조건 없는 무한한 사랑.


그 사랑을 에너지 삼아 아이는 자기 전 스스로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엄마 아빠가 없는 낯선 교실에서 스스로 친구를 사귀고, 친구들도 없는 독서실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아이 유치원 학예제 가보셨나요?


저희 집 아이는 코로나19 때 유치원에 다녀서 7살 때 딱 한 번 학예제에 갔었어요. 저희 집 아이 말고도 5살, 6살 되는 쪼그만 아이들이 악보를, 율동을, 대본을 다 외워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악기도 연주하고 하물며 영어로 연극까지 하더라고요.


학예제를 보는 내내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아이들에겐 관중이 한 사람이에요.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할머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거더라고요.


관중석에 수많은 사람이 앉아 있는데도 아이들은 엄마만 혹은 아빠만 혹은 할머니만 찾아요.


너무 떨려서 눈물이 찔끔찔끔 다리가 후들후들 하는데도 꾹꾹 참고 노래를 불러요.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만 바라보면서요.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도 다르지 않아요.


많은 교육서들은 아이의 내적 동기를 자극하라고 하지만 우리도 공부해 봐서 알잖아요.


내적 동기로 공부하는 아이보다 외적 동기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훨씬 많아요.


그 외적동기 중에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공통된 건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


엄마 아빠에게서 받고 싶은 사랑이 조금 더 크면 인정으로, 더 커지면 부모님의 사랑과 인정에서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바라는 마음으로 커져요. 그리고 더욱 성숙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인정으로 공부를 해요.


스스로 잘할 우리 아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쏟는 조건 없는 사랑이 아이에게 쌓이고 또 쌓여요.


아이에게 쌓인 사랑이 아이가 이 험한 세상 살아가는 힘이 되어요.


왜곡되지 않은 사랑을 충분히 먹고 자란 아이들이 스스로 잘하는 초1이 되고, 중1이 되고, 고1이 되고 엄마의 노후를 자유롭게 해주는, 제 몫을 해내는 어엿한 사회인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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