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저축은 이 세상 가장 안정적이며 확실한 투자법이다
지난 2편부터 5편까지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저축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축과 투자. 한자로 표현하면 貯蓄(쌓을 저, 모을 축)과 投資(던질 투, 재물 자)입니다. 저축(貯蓄)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쌓아서 축적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를 조금씩 모아 쌓아가는 것을 말하죠. 그래서 저축을 상징하는 대표적 상품은 같은 의미를 가진 적금(積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투자(投資)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떤 상품 혹은 방법을 통해 늘리는 것을 뜻합니다. 이때 던질 투(投) 자를 쓰는 이유는 던져진 자산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으로, 투자에는 리스크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잘 알고 있다시피 저축을 하는 겁니다. 저축은 수입에서 지출을 뺀 나머지 금액을 가지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입과 지출이 같거나, 혹은 지출이 더 많아진다면 당연히 저축은 불가능하겠죠. 저축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입을 높이거나 아니면 지출을 줄여야만 합니다. 만약 직장인처럼 자신의 마음대로 수입을 늘릴 수 없다면 방법은 딱 하나. 지출을 줄여야만 하는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절약이 필수일 수밖에 없죠.
다른 하나는 투자, 소위 재테크를 활용하는 겁니다. 저축을 상징하는 은행의 예금, 적금의 수익률이 2% 언저리라고 한다면, 투자 수익률은 최소 10% 이상을 전제로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5% 정도로 낮은 기대 수익률을 책정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수익률은 높아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죠. 주식 투자와 같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잘 찾아보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들은 제법 많습니다. 부동산, 신용대출에 투자하는 P2P 상품들은 대개 10~15%의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으며, 증권사나 기타 투자사들의 랩(LAB) 상품들 또한 10% 이상의 고수익을 추구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상품들의 단점은 역시나 리스크라 할 수 있습니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언제든 원금 손실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대개 자산이 없을 때는 저축을 하고, 어느 정도 자산이 모이면 그다음 순서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축은 목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일 뿐, 자산을 빠르고 많이 불리기 위해서는 역시나 투자 즉 재테크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죠. 그렇지요?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생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속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저축과 투자 모두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저축은 투자를 위한 기본적이며 기초적인 방법일 뿐 아니라, 저축 그 자체로도 완벽한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원금 손실(은행이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을 하지 않고도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이솝 우화 중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애초부터 거북이는 토끼의 경주 상대가 될 수 없었죠.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쉬지 않고 잰걸음을 놀린 거북이의 승리로 끝났죠. 물론 토끼가 자만이나 방심을 하지 않고 조금만 열심히 달렸으며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을 겁니다. 그게 상식이니까요. 그러나 경주의 룰이 바뀐다면 우리의 상식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만약 30년 동안 달려야 하고, 정해진 결승점이 없다면 이 경주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토끼와 거북이를 투자와 저축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토끼는 투자를 상징합니다. 속도(수익률)가 빠른(높은) 만큼 자산을 빨리 증식시켜 줄 수 있죠. 반대로 거북이는 저축을 뜻합니다. 항상 거기서 거기인 듯 큰 변화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사실 답답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북이처럼 걸어서 어느 세월에 자산을 늘려갈 수 있을까요?
자, 드디어 토끼와 거북이의 30년 경주가 시작됩니다. 초반부터 토끼와 거북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몇 년이 지나면서부터 그 차이는 마치 회복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웬일일까요? 멈춤 없이 빠르게 달려가던 토끼가 어느 순간 주춤주춤 주저앉고 맙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슬금슬금 뒷걸음질까지 칩니다. 대체 왜 그런 걸까요? 바로 리스크라고 하는 덫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투자 시장의 상황이 안 좋아지게 되면 여태까지 열심히 달려왔던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은 물론, 원금까지도 위협받게 되며, 더 악화되면 결국에는 거북이에게 뒤처지는 상황까지 발생됩니다. 망연자실한 토끼는 앞서가는 거북이를 바라보며 이렇게 결심할 겁니다. 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속도(수익률)를 좀 더 높여야겠다고 말이죠. 자, 앞으로 20년도 더 넘게 남은 경주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를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길게 보면 재테크로 인해 손실을 보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엔 기대 수익률을 낮게 가져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죠.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리스크 또한 커지게 됩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했습니다.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가 양날의 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저축도 엄연한 투자입니다. 물론 2%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하며, 확실한 자산증식 방법이 바로 저축입니다. 저축은 수익률이 아닌 절약을 통해 늘려야 합니다. 이럴 경우 오히려 표면적인 수익률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자수익이 아닌 원금 자체가 커지기 때문이죠. 원금이 커지게 되면 수익률이 낮더라도 수익금액은 더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으로 10%의 수익률을 내면 10만 원의 수익이 생깁니다. 하지만 원금 1,000만 원으로 2%의 이자를 얻을 경우 수익은 20만 원이 됩니다. 어떤가요, 수익률이 작아도 원금이 크면 수익금액은 더 커지죠?
이처럼 저축의 지향점은 지속적인 원금의 증가가 되어야 합니다. 원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절약이 필수적이고요. 절약과 저축, 이 쌍두마차가 원활하게 선순환될 때 자산은 시간이라는 수레바퀴에 얹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느리지만 빠르게 말이죠. 그러니 토끼만 바라보려 하지 마세요. 30년 이상을 달리려면 토끼의 순발력이 아닌, 거북이의 지구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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