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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29. 2018

차칸양의 펀드&ETF 투자 도전기(5)

#5, 펀드 보수와 수수료 -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높은 이유


☞  1화, 비금융자산 → 금융자산으로 자산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  2화, 펀드 투자의 첫 경험을 하다

☞  3화, 펀드란 믿고 맡기는 '신탁' 상품

☞  4화, 펀드 유형과 종류 - 클래스는 또 뭡니까?



펀드의 보수와 수수료



이번에는 펀드의 수수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3번을 보시면 이 펀드의 수수료가 얼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죠? 수수료라 명시되어 있지 않고, 총보수라 적혀 있네요. 대신 옆 오른쪽 칸이 수수료라 쓰여져 있고요. 그런데 수수료 칸에는 선취ㆍ후취ㆍ환매 수수료가 모두 없음이라고만 되어 있네요. 수수료가 없다는 말인데, 좀 헛갈리죠?


보수(報酬)와 수수료(手數料), 용어 면에서도 다소 혼란스러운게 사실인데요, 그러면 조금 자세히 보수와 수수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단어 모두 모두 사전상 의미로는 ‘어떤 일을 맡아 처리해준 데 대한 댓가로써 지불하는 돈’을 말합니다. 둘 다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보수는 ‘어떤 일을 대신해 주는 사람 혹은 기관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함에 반해, 수수료는 ‘어떤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필요한 비용’을 뜻하죠. 또한 정기적(보수)으로 지불하느냐 아니면 1회성(수수료)으로 그치느냐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고요.


앞에서 이야기드렸던 것처럼 펀드는 신탁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투자한 자금을 누군가가 맡아 운용해줘야만 합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펀드 운용에 관여된 사람 혹은 기관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이 바로 ‘보수’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반해 수수료는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직접적 비용이라 할 수 있는데, 3가지 형태의 수수료가 있습니다. 가입함과 동시에 지급하는 선취 수수료, 환매할 때 지불하는 후취 수수료, 그리고 정해진 기간 내 환매할 경우 페널티처럼 발생하는 환매 수수료가 그것이죠. 우리가 예시로 보고 있는 트러스톤펀드에는 3가지 수수료 모두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와 같이 보수와 수수료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제 펀드의 보수와 수수료에 대해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죠? 우리가 수수료로 알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보수라는 것을 말이죠. 자, 그렇다면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트러스톤펀드의 총보수는 얼마나 될까요? 연간 기준으로 1.797%라고 되어 있네요. 어떤가요, 제법 만만치 않아 보이죠? 일단 이 보수가 많고 적은 지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먼저 펀드의 구조와 함께 보수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펀드의 구조


펀드 가입을 위해 은행이나 증권사를 방문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단 어떤 펀드에 가입할 것인지 상담을 할 것이고, 최종 선택을 하게 되면 펀드 가입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겠죠. 그리고 자신의 투자금을 새로 만든 펀드 계좌에 입금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펀드 가입이 완료될 겁니다.


이후 펀드 계좌로 옮겨진 내 투자금은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요? 다음 그림을 보시죠.


(출처 : 프랭클린템플턴 홈페이지)


내가 투자한 자금은 증권사와 같은 판매사가 그냥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연계되어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런 은행이나 증권사를 신탁회사 혹은 수탁회사라고 부릅니다. 이 곳에서는 고객의 투자금을 보관함과 동시에 자산운용회사가 주식, 채권매수와 같은 운용지시를 할 경우 자금을 내주거나, 반대로 매도를 통해 자금이 들어올 경우 받아 보관하는 역할을 하죠. 투자금이 수탁회사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혹여나 판매사가 부도나는 경우가 발생할 지라도 별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판매사는 펀드 판매와 입출금시에만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자산운용회사는 고객의 투자금을 실제적으로 운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산운용회사에 소속된 펀드 매니저가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하죠. 법적으로 펀드 매니저는 고객의 투자금에 손을 댈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신 운용지시를 통해 자금의 이동, 주식ㆍ채권ㆍ부동산 등 투자상품에 대한 매매 만을 할 수 있고, 여기에 대한 댓가로써 보수를 받아가죠.


위 그림에서는 빠져 있지만 판매회사, 자산운용회사, 수탁회사 외에도 한 종류의 회사가 더 있습니다. 사무회사로써, 이 회사는 자산운용회사와 수탁회사 사이에서 발생되는 여러 사무 일을 맡아서 진행해 주죠. 즉 자산운용회사에서 운용지시를 내리면 사무회사에서 그 지시를 받아 이행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무보조라고 봐도 되겠네요.


이처럼 하나의 펀드에는 4개의 회사가 분담하여 일을 하게 되는데, 판매, 운용, 수탁, 그리고 사무가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높은 이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트러스톤 펀드의 총보수를 살펴 보겠습니다. 총보수는 다음과 같이 4종류의 보수로 나눠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판매회사에 지급하는 판매보수가 1.000%, 운용회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여기서는 집합투자로 되어 있습니다)는 0.750%, 수탁(신탁)회사에 지급하는 수탁보수가 0.030%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무회사에서 가져가는 사무보수가 0.017%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수의 크기 순으로 매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판매보수 운용보수 수탁보수 사무보수


여기서 잠깐, 한가지 의문이 들지 않나요? 펀드의 명성과 성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당연히 펀드 매니저의 능력이고 노력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는 판매회사의 1.0%보다 적은 0.75%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죠. 게다가 인터넷이 아닌 판매창구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클래스 C1의 경우, 판매보수는 1.5%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되죠. 왜 그럴까요?


살펴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펀드가 운용보수보다 판매보수가 더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판매사가 펀드를 판매해주는 영업창구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죠. 또한 가입과 환매시 펀드 입출금 뿐 아니라 매일 고객의 수익률을 전산관리해주는 역할까지도 병행해주고 있기 때문이고요.


사실 자산운용사가 고객을 상대로 직접 펀드를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영업조직 및 인력의 확충뿐 아니라 전산 시스템의 변경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죠. 또한 회사의 네임을 알리기 위한 광고, 홍보도 필수적이고요. 만약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펀드 판매가 저조할 경우, 자산운용사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를 부담하기 보다는 판매회사에 보수를 더 주고, 판매를 의뢰하는 겁니다.


직접적으로 펀드 판매를 하지 않는 또 한가지 이유는 대부분 판매사의 경우 해당 계열사로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판매사인 삼성증권이 자체 계열사로 삼성자산운용이란 자산운용사가 있는 것처럼, 판매사는 자체적으로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자산운용사에서 큰 비용 들여가며 직접 펀드 판매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여기서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사실 한가지는 펀드 판매에 대한 영업을 판매사에서 대행해주고 있기 때문에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간에는 보이지 않는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생각해 보시죠. 펀드를 판매하는 판매사의 입장에서 어떤 펀드를 파는 게 유리할까요? 자신들에게 보수를 많이 주고, 더불어 갑을 잘 챙겨주는 그런 펀드를 우선적으로 판매하려 하지 않을까요? 만약 펀드에 가입하려고 온 고객이 특정 펀드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판매사에서는 자신들 입장에 유리한 펀드 가입을 유도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고객의 투자성향에 꼭 맞는 펀드를 권유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점만큼은 잘 알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  6화, 보수가 높은 펀드가 과연 수익률도 좋을까?



* 이 글은 핀테크 기업 '레이니스트'의 온라인 매거진 <뱅크샐러드>에 수록된 칼럼입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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