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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Dec 30. 2020

거제 강의여행을 다녀왔습니다(2편)

머리털나고 처음! 거제여행기


☞ 거제 강의여행을 다녀왔습니다(1편)



드디어


2차 강의도 끝났습니다. 항상 그렇듯 강의를 마치게 되면 후련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인 거죠. 하지만 쉽지 않네요. 정말 마음에 드는 강의는 손에 꼽을 정도니까 말이죠.


재무강의를 하다보면 한가지 재미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는 강의 중에 질문이나 의문이 생기면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말씀하시라 요청합니다. 대신 질문의 성격이 모든 수강생분들에게 적용된다면 바로 설명드리고, 그렇지 않고 다소 개인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쉬는 시간에 개별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하죠. 하지만 의외로(아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대부분의 분들이 강의 중에는 거의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쉬는 시간이나 강의가 끝나고 나면 그때 조용히 오셔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죠. 이때 질문하시는 유형은 크게 3가지 정도인데, 대체로 투자나 부동산 그리고 연금에 관한 내용들입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 이유는 본인의 개별적 상황이 드러나는 것 자체가 편치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도 역시나 조용히 한분이 오셔서 질문을 하시네요. 개별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드린 후 강의장을 나섭니다. 그리고 호텔 앞에 대기 중이던 아내와 조우합니다. 어디로 갈까, 물으니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다네요. 그렇다면 거제도도 식후경, 먼저 배를 채우러 가야겠습니다. 아내가 2군데를 추천합니다. 배말칼국수와 쌤김밥(거미새라면), 둘 중의 한군데를 가자고 하네요. 찾아보니 배말칼국수는 아쉽게도 수요일이 정기휴일입니다. 그렇다면 골목식당에 나왔던 쌤김밥에 가서 거미새라면과 톳김밥을 먹어야겠네요.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나오네요.



룰루랄라,


출발입니다. 강의도 끝나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거제여행입니다. 쌤김밥이 위치한 지세포에 도착, 차를 주차한 후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오호, 근처에 톳김밥, 땡초김밥 그리고 거미새라면, 문어라면 등의 메뉴를 걸어놓은 분식점들이 제법 있네요. 그런데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분식점들이 백종원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붙여 놓았네요. 아마도 프로그램 촬영을 왔을 때 요청해서 같이 찍었겠지요.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백종원씨 입장에서는 팬이라 자처하는 분들이 사진을 찍자고 하는데 아마도 거부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 뭐 어쨌든 모든 자영업자들이 상생하면 좋은 거니까요. 단 고객의 입장에서 조금은 분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죠.


드디어 쌤김밥 앞에 도착합니다. 혹여나 줄을 서 있으면 어떡하나 살짝 고민을 했는데, 식당 앞에 아무도 없네요. 오호, 운이 좋은 걸? 하려는 찰나 식당 문에 무언가가 붙여져 있습니다.


브.레.이.크.타.임.


이런... 3시부터 재오픈을 한다니 30분 정도는 어쩔 수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더 있네요. 코로나로 인해 거미새라면은 당분간 팔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마도 식당 내부가 좁아 거리두기가 안되는 이유때문일 겁니다. 이제 어쩌지? 아내가 일단 바로 그 근처에 있는 꽈배기를 사러가자고 합니다. 꽈배기? 여기도 꽤 유명한 곳이라네요. 가게 이름은 '바삭꽈배기'. 찹쌀꽈배기와 모듬팩을 팔고 있는데, 모듬팩을 하나 삽니다. 그리고 따뜻한 상태에서 찹쌀꽈배기를 하나 꺼내 먹어봅니다. 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쫀득쫀득. 맛있네요. 이름값 중분히 하네요.(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름이 묻어나오지 않고 그 맛 또한 그대로 유지됩니다. 신기하더라고요. 물론 그게 이 가게만의 노하우긴 하겠지만요.)


꽈배기값 계산을 하면서 직원에게 한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거미새라면을 먹어보고 싶은데, 쌤김밥 말고 동네 주민으로써 한군데 추천을 해줄 수 있냐고요. 그러자 바로 답을 주시네요. 근처에 스푼분식이란 곳이 있는데 그리로 가보라고 말이죠. 오호 드디어 거미새라면을 먹을 수 있게 되었네요. 골목식당 오리지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주민 추천이니 믿고 가봐야겠습니다. 걸어서 3~4분 거리. 도착해서 들어가려는데 웬걸, 문이 잠겨있네요. 뭐지? 당황해하고 있으니 저희를 본 다른 주민분 왈, 식당 사장님 방금 전에 치과 가셨다고...


이런 오늘 쉽지 않네요. 결국 다른 분식점을 찾아야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거미새라면 대신 문어라면을 파네요. 어쩔 수 없죠. 그래도 톳김밥과 땡초김밥은 파니 함께 주문해 먹어봅니다. 처음 먹어보는 톳김밥, 아삭아삭한 톳의 식감과 향이 김밥과 정말 잘 어울리네요. 엄지척입니다. 땡초김밥은 부드러운 어묵과 그 사이에 땡초(청양고추)가 들어가 있는데 어묵 좋아하는 분이라면 입맛에 딱 일 것 같긴 하네요. 문어라면(5,000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문어를 비롯한 해물의 맛이 잘 우러나온 것 같지 않았다고 할까요.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곳이라 했는데, 무엇으로 나온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생전 처음 온 거제, 한적한 평일 오후 시간, 그리고 아내와 함께 하는 늦은 점심 식사. 낯선 풍경이 어우러지니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여행온 자의 여유라 할까요.


(다음 편에 계속)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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