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며 놀던 성장에 대한 기록
에코라이후 7기는 그전과는 완연히 다른 출발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7년 만에 첫 유료화를 시켰기 때문이죠. 솔직히 걱정도 컸습니다. 참여하는 입장에서 비용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얼마나 되는 인원이 과정을 신청할까 우려도 컸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소라 할 수 있는 4명이 지원함으로써 에코라이후는 끊기지 않고 계속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인원은 적었지만 그 내용은 오히려 더 풍부했다 할 수 있습니다. 치열한 고민과 정말 많은 이야기 속에 우리는 자신에 대한 탐구를 계속했고, 그러면서 보다 나아질 수 있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모색을 거듭했습니다. 4명의 면면이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보니 살아온 인생,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졌고 탐험의 깊이는 더 깊어졌죠. 뭐랄까요, 개론이 아닌 전문서적을 4권이나 읽었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신남과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 준 시간이었습니다.
애틋함이 솟아 오릅니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구성된 8기 멤버들은 매우 온순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 모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말 잘 듣는 모범생들만 모아놓은 그런 느낌이죠. 물론 면면이 보면 그렇지 않지만 기꺼이 총무 역할을 맡아준 누리님과 막내 같은 맏언니 워라벨님의 마음 씀씀이가 크게 작용하며 8기 전체의 분위기를 부드럽고 온화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만남이 기다려지고, 또한 만날 때마다 서로에 대한 정이 돈독하게 만들어 진 듯 합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2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정기적인 모임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상황에 따라 뜨문뜨문 만날 수밖에 없다보니 제대로 된 진행이 쉽지 않았죠. 그러다보니 마지막 오프 또한 제대로 할 수 없었고요.
결국 8기의 완전체 마지막 오프는 과정이 마무리되고도 1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성사될 수 있었는데요, 작년 11월 충북 칠갑산에서 진행된 1박 2일 오프는 라레스님의 완벽한 준비 덕에 즐겁고 행복한 오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같이 칠갑산을 걸으며,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나온 시간들을 음미해보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들 다시 한번 새길 수 있는 뿌듯한 시간들이었네요.
지난 1기~8기와 차별점이 있었는데, 바로 여성분 다섯 명으로만 구성된 기수였다는 점입니다. 독수리 5형제가 아닌, 5자매였죠. 조금 우려도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남자인만큼 여성분들만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 말이죠.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 서로 간에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다보니 저는 객관적 주체로서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죠.
9기는 경제 도서를 읽고 리뷰를 쓰는, 그리고 오프 때 와서 발표하는 공부의 측면에서 봤을 때 낙제점을 받을 기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봐도 무방했죠. 지방분들이 있던 까닭에 1박 2일 오프가 많았던만큼 노는데 더 집중했다고 할까요? 하지만 희안하게도 과정을 끝내고 보니 의외로 많이 배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규과정이 아닌, 여백을 통한 배움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다섯 오자매의 극적인 인생 이야기도 대단했지만, 그들이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채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기수기도 했고요. 작년 11월 마지막 오프 때 부안 바다를 바라보며 함께 듣던 오현준군의 ‘바람이 불어오던 곳’의 정서가 바로 9기를 대변해주지 않나 싶네요.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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