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털깍기에 당하지 말고, 이를 역으로 활용하자!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미국의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은 민간기관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정부기관이 아니란 말이죠. 이들이 미국의 금리뿐 아니라 달러의 발행권까지 쥐고 있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팩트이며, 이들이 전 세계 경제의 향방을 이끌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현 연준 의장입니다. 그는 최근 굉장히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모든 국가들이 그의 입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월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무려 40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인 0.75%나 올렸고, 7월에도 최소 빅 스텝(0.50%) 또는 자이언트 스텝(0.75%)을 밟겠노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 1.50~1.75%에서 2.00~2.25%(빅 스텝) 혹은 2.25%~2.50%(자이언트 스텝)까지 오르게 됩니다(6월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75%).
제롬 파월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고공행진을 하다못해 대기권까지 뚫으려 하는 물가를 잡기 위함입니다. 1980년대 초 오일 쇼크 이후 처음 맞는 8%대의 소비자물가는 공포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무려 9.1%를 찍었으며, 비교적 잘 사는 나라들만 모아놓았다고 할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무려 9.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인 5.4%는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방향은 맞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사태가 초래되었을까요?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충격이었으며,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전광석화와 같은 금리인하와 더불어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행하게 됩니다. 한국 또한 예외는 아니었죠. 추경에 추경을 거듭하며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지원금, 자가격리 지원금 등 각종 명목의 유동성(지금에 와 드는 생각이지만 대체 백신 구입대금은 얼마나 들었을까요?)을 시중에 공급했습니다. 소위 상공에서 헬리콥터 머니를 뿌려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조치들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냥 돌아오는 것이 아닌 날카로운 칼날을 드러낸 채로 말이죠. 그것이 바로 지금의 금리인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엄밀하게 말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렇듯 엄청난 유동성으로 치료해야만 하는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고, 전방위적이고 무작위적인 유동성 공급보다는 적재적소 필요한 곳에만 자금을 활용해야만 했죠.
저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서민저격형 바이러스’라 정의 내렸습니다. 모든 국가 산업이나 금융에 피해를 미친 것이 아닌, 높은 전염력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만 했고,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피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부분의 피해는 기업들 간의 거래인 B2B가 아닌, 소기업과 개인(B2C) 그리고 소상공인과 개인(C2C)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국가에서는 재난지원금, 소상공인지원금,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자가격리지원금 등의 각종 지원을 통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푼 돈들이 제대로 쓰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가져온 것을 보면 말이죠.
금리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며, 이는 개인의 가계뿐 아니라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특히 많은 대출을 통해 기업을 운영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2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오르는 금리만큼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금리가 오름으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돈의 가치가 높아지니 아무래도 소비보다는 저축 쪽으로 무게의 추가 옮겨가기 때문입니다)가 줄어들게 되고, 그로 인해 기업이 팔아야 하는 제품의 판매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대출이자와 더불어 매출까지 떨어지게 되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겁니다.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경기는 급속도로 침체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정이 힘든 만큼 비용절감은 물론, 직원들에게 줄 인건비까지 줄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게다가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이나 도산까지 이르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이제 기업의 문제가 개인의 고통으로까지 전이되며, 이는 곧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깊은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게 됩니다. 경제의 3요소라 함은 기업, 개인, 정부를 말합니다. 이 중에서 정부는 조율 혹은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실질적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기업과 개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과 개인이 모두 어려워진다면 경제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우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금리가 오르면 경기침체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말하는 것이며, 이는 물가뿐 아니라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가격 또한 하락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현재 국내 코스피 주가는 고점 3,300 대비 900포인트(2,400, -27%)가 빠진 상태이며, 그동안 철옹성과도 같았던 미국의 주가 또한 하락에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25%, 그리고 나스닥 지수는 무려 37%가량 떨어진 상황입니다. 부동산 시장 또한 계속해서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그 누구도 지금 가격에 조차 매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유는 뻔하죠. 더 떨어질 것 같은데 당연히 지금 사면 손해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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