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칸양이 2023년 경제를 돌아보고, 2024년을 전망해 봅니다
당시는 경기침체라고 하는 동굴의 입구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 동굴의 끝은 어디인지 잘 모른다고 덧붙였고요. 2023년을 보내며 지금은 동굴의 중간 정도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간이라고 했지만, 거리 상의 중간이 아닌 경기침체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경기침체가 더 본격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2024년은 동굴 어디쯤에 해당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전히 동굴 한가운데를 헤매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2023년에 이어 2024년 또한 계속해 경제위기급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뜻입니다. 하지만 체감적으로는 내년이 더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모르고 당하는 건 어찌어찌 지나갈 수 있지만, 알고 가는 고난의 길은 강도는 비슷할지언정 더 어렵고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죠.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대부분의 주요 기관에서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2% 초반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 올해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지난해 말 정부에서 예상한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2.6%였는데,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1.4%까지 떨어뜨린 겁니다. 내년 역시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전히 대외적, 대내적 상황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이죠.
그림을 하나 더 볼까요? 아래는 주요 기관이 아닌 투자를 업으로 삼는 투자은행들이 바라본 한국 경제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보다는 1% 중후반이 될 것이라 보고 있는데, 그만큼 한국의 여러 여건들이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라 보는 거죠.
착시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즉 표면적인 경제성장률도 중요하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성장률이 우리에겐 더 체감적으로 와닿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2% 초반 혹은 1%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수치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과 연동해 보게 되면 제로섬, 거의 실질적 성장이 없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산업적 측면에서 어떤 산업은 성장할 수 있겠지만, 또 어떤 산업은 역성장을 면치 못한다는 겁니다.
특히 올해 최악으로 흐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건설업체의 줄도산과 함께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대출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일부 증권사와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의 부실화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돈이 더 잘 돌지 못하게 됨으로써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죠. 자료에 의하면 현재 PF대출 잔액은 134조 원에 이른다고 하는데, 금융기관의 도산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업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게 될 것이며, 이는 다른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어차피 경제는 굴비 엮듯 다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대출이야기가 나왔으니 가계대출을 빼놓을 순 없겠죠? 뉴스를 통해 한국의 가계대출 규모가 OECD 2위(1위는 스위스)인 것은 이미 알고 계시죠? 규모상으로 무려 1,900조에 이릅니다. 여기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인 전세보증금(약 1,000조)을 더하면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규모는 약간 부족한 3,000조에 이르게 됩니다. 3,000조? 한국정부의 1년 예산이 약 600조를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5년 예산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예산을 가계 빚 갚는데만 써도 최소 5년이 걸린다는 이야깁니다.
총 가계부채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가계대출 금액은 약 3,700만 원(1,900조 ÷ 5,100만 명) 정도 된다고 하네요. 이를 4인 가족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1.5억 원에 이릅니다. 이는 평균이기 때문에 만약 부채가 없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아무리 못해도 2억은 훌쩍 넘어설 겁니다.
가끔 서울 전경을 보게 됩니다. 거대한 규모에 아름답기까지 하죠. 하지만 저 멋진 정경 속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집에 대부분 몇 억 이상의 빚이 걸려있다 생각한다면 어떨까요?(빌딩들에는 더 큰 부채가 걸려 있겠죠) 절대 편한 마음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빚이란 언젠가 반드시 갚아야 할 족쇄니까요.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빚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면 이는 거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서울의 아름다운 풍광은 상당한 규모의 거품 아래 세워져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언젠가 사라질 신기루처럼 말이죠.
내년이 되지는 않겠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언젠가 터지게 될 겁니다. 거품은 계속 커지다가 결국 터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모래 위에 지은 성이 위태롭듯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이 힘겹게 마련한 집들 또한 튼튼해 보이진 않습니다.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이죠. 나중에 부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드릴 시간이 있겠지만, 부채는 현재뿐 아니라 노후까지도 우리 삶을 움켜쥘 족쇄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축도 투자도 좋겠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없애야 할 것은 부채입니다. 빚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 잘하면(또 운도 따르면) 최고겠지만,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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