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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Feb 21. 2024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4편)

좌충우돌 탁구에 빠지다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1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2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3편)




처음 레슨을 받을 때 


관장님에게 (겁도 없이) 드라이브 기술을 알려달라 요청했었습니다. 그러자 별말씀 없이 자세며 방법 등을 일러주시더군요. 하지만 탁구를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가며 그 요청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얼굴이 화끈해지더군요. 포핸드, 백핸드를 비롯해 기본적인 자세도 안 잡힌 상태에서 드라이브를? 아마 관장님도 분명 뭐라 이야기하고 싶었을 겁니다. 다만 참았겠죠. 스스로 깨닫으라고 말이죠. 그 후 2년 정도가 지난 지금도 드라이브는 여전히 어렵네요.


탁구 독학을 하며 집중적으로 노력한 것이 바로 ‘백핸드’ 기술이었습니다. 사실 탁구계에 입문한 지는 꽤 시간이 흘렀지만, 꾸준히 친 기간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또 재미 삼아 치는 정도다 보니 체계적인 실력을 갖추기는 더 어려웠죠. 예전 30대 시절 공장에서 근무할 때 탁구장이 있어 종종 사람들과 어울려 탁구를 치곤 했는데, 그때 한 분이 백핸드 공격을 할 줄 알았습니다. 그분과 간혹 시합을 하게 되면 이길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백핸드 공격이 무르익은)부터는 연전연패였습니다. 역시나 백핸드 때문이었죠. 속수무책이었으니까요.


또 하나의 기억도 있네요. 제 친형하고 어렸을 때 탁구를 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중학생 정도였고 형은 당시 대학생 아니었나 싶은데요, 그때 형은 셰이크핸드로 탁구를 쳤죠. 전 펜 홀더였고요. 그런데 말도 안 되게 깨졌습니다. 물론 실력차도 컸지만, 더 충격이었던 것은 형이 너무나도 쉽게 백핸드를 친다는 것이었죠. 당연히 속수무책으로 패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때부터 백핸드는 제게 


숙원사업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백핸드를 포핸드처럼 능숙하게 칠 수 있게 되리라. 하지만 웬걸. 너무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펜 홀더의 경우 백핸드를 치기 위해서는 손목을 완전히 꺾어 돌린 상태에서 나오며 공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기술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펜 홀더 전형인 분들 중에서도 백핸드를 자유자재로 치시는 분은 상당히 드물죠.



본격적으로 탁구를 시작하며 펜 홀더에서 셰이크핸드로 탁구채를 바꾼 이유도 역시나 백핸드 때문이었습니다. 펜 홀더에서 실패한 백핸드 타법을 셰이크핸드에서는 가능하리라 판단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물론 그립의 특성상 펜 홀더보다 셰이크가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셰이크 전형이라 할지라도 일반 탁구장에서 능숙하게 백핸드 타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가 있습니다.


포핸드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오른손잡이 포핸드의 경우 오른쪽으로부터 스윙이 시작되어 탁구채가 좌상향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이때 고개를 돌려 탁구채를 보게 되면 면이 보이고, 더불어 탁구공과 맞닿는 장면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눈으로 보며 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백핸드는 반대입니다. 스윙시 공과 맞닿는 면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소위 ‘감’으로 쳐야만 합니다. 이 정도 되면 맞을 거라 판단하고 스윙을 해야 하는 거죠. 그러니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쉽지 않고, 또 맞는 타이밍을 잡기도 어려운 겁니다.


(탁구 신유빈 선수의 백핸드 모습, 출처 : 한국일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끊임없는 연습! 물론 올바른 백핸드 스윙을 체득하는 것이 우선이고, 다음으로 그 스윙으로 공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포핸드처럼 가장 익숙한 자세로 칠 수 있어야 하죠. 그럼에도 실전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 바로 백핸드 공격이라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게임에서는 절대 쉽게 백핸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공을 주지 않기 때문이죠. 대부분 커트볼을 백 쪽으로 넘겨주기 때문에 이 볼을 공격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 백핸드가 아닌 백드라이브를 걸어줘야 하는데, 이는 더 어려운 기술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탁구 치시는 분들 대부분이 이렇게 말할 겁니다.


“휴~ 탁구, 쉽지 않아.”


따로 레슨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유튜브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백핸드 영상을 참 많이 봤죠.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스윙을 장착할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사실인데, 바로 백핸드는 포핸드와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는 것이었죠. 즉 방향만 반대(포핸드 – 오른쪽에서 좌상향, 백핸드 – 왼쪽에서 우상향) 일뿐 포핸드의 스윙이나 백핸드나 같다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이해하니 조금 백핸드가 만만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웬걸,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 머릿속에 정리한 스윙은 금방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궤적이 일정치 않으니 공 또한 제대로 맞을 리가 없었죠. 처음 볼 나오는 기계에서 백핸드를 해보겠다고 섰던 날이 기억나네요. 그야말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아마 이 장면을 옆에서 본 사람이 있었다면 분명 속으로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저 친구 혼자 쌩쑈하고 있네.’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5편)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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