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역사과 평가 혁신 A to Z ① 과정 중심 평가
>> 윤종배 (서울 명일중)
①화(봄호) – 과정 중심 평가, 어떻게 할까
②화(여름호) – 역사과 서・논술형 평가, 어떻게 물을 것인가
③화(가을호) - 역사과 선다형 평가, 무엇을 물을 것인가
④화(겨울호) - 수행평가를 다시 생각한다
편집자주] 다시 새로운 학기가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 올해는 다른 수업과 평가를 해보리라 다짐하지만 막막한 마음이 앞섭니다. 기존의 선다형 평가부터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 서・논술형 평가, 수행평가, 과정중심평가 등 다양한 용어가 들리지만 정의부터 쉽지가 않습니다.
<역사교육>은 2020 봄호부터 겨울호까지 4회차에 걸쳐 그 고민의 과정을 정리하여 연재할 예정입니다. 봄호에서는 ’과정 중심 평가‘의 취지와 활용 방안을 소개하며 수업의 한 ’과정‘으로서 평가를 환류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려 합니다.
그 첫 시간으로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윤종배 선생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윤종배 선생님(서울 명일중)은 『역사교육』에서 평가에 대한 개념 설정에서부터 수업과 평가를 어떻게 맞닿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어 왔습니다.(2019 봄호 ‘역사과 평가혁신과 성찰’, 2019 겨울호 ’마중물 프로젝트‘)
2017년부터 교육계에서는 ‘과정 중심 평가’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2022년까지 5개년에 걸쳐 모든 교사가 과정 중심 평가 관련 연수를 의무적으로 듣도록 하였다.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 의무 연수인 데다 평가라는 말이 붙어 있기에 현장은 크게 술렁거렸다. 기존의 지필평가가 있고, 1999부터 수행평가가 시행되고 있는데, 또 어떤 형태의 평가가 등장한 것인지 대다수 교사들에게는 관심과 걱정이 동시에 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정 중심 평가는 새로운 형태의 평가가 아니다. 기존의 평가를 비판적으로 보고 새롭게 접근하자는 관점의 전환으로서 일종의 ‘정책 용어’이다. 학문적 용어가 아니라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는 2017년 1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논의된 바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라는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하였다.1) 이러한 관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미 제시되어 있다2)
1)강대일, 정창규, <과정 중심 평가란 무엇인가>, 에듀니티, 2018. 9쪽
2)교육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핵심교원 역량강화 직무연수 자료집>, 2018. 15-16쪽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교육부 고시 2015. 9. 23)
- 교육과정 구성의 중심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강화하여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도록 하고, 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교수·학습의 질을 개선한다.
-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기준
(중학교) 자유학기에는 중간, 기말고사 등 일제식 지필평가는 실시하지 않으며,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를 실시한다.
- 평가 방식
학습의 결과뿐만 아니라 학습의 과정을 평가하여 모든 학생이 교육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토대로 과정 중심 평가를 정의하자면,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적으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인 것이다. 평가란 여러 가지 평가도구를 활용하여 교수·학습의 성과를 알아보고, 학습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4) 과정 중심 평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사의 일상적 피드백과 학생의 성장을 강조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왜 이 같은 관점이 새삼스럽게 등장하였을까? 수업과 평가가 본질적으로 하나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업과정에서 따로 노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업에서 중요하게 다룬 것을 학생들이 제대로 배웠는지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다시금 배움이 일어나도록 수업에 환류하는 작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처음부터 평가를 의식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수업을 다 펼친 다음에 시험에 낼만한 것들을 추려 출제하는 관행도 있으며, 학습 과정은 따져보지 않고 시험 본 결과를 산출하여 점수를 매기고 그에 따라 등위를 가리려는 평가에 대한 고정 관념도 적잖은 문제가 있었다. 아마도 수업과 평가의 결을 맞추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의 기준을 체계적으로 선정‧조직한 계획된 문서이며, 나아가 이를 실행하는 과정과 성취한 결과를 포함하는 일련의 총체적 과정’이다. 교육과정 중에서도 교과교육의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취기준이다.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수업 활동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5)
성취기준은 대개 지식을 다루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특히 핵심역량과 연계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00을 알았는가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00을 배우고 00을 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기억하기, 연결 짓기 등에서 비교하기, 분석하기 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총론에 해당하는 6개의 핵심역량이 있고, 역사과는 5개의 교과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6) 독자들이 핵심역량의 타당성에 동의하는지는 차치하고, 교육과정의 중점과 성취기준의 짜임새가 그러하다는 것은 수업의 방향도 이에 맞춰 핵심역량을 기르는 쪽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
3)교육부,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 2017. 4쪽
4)최상훈 외, <역사과 평가의 이론과 실제>, 책과함께 2012. 16쪽
5)교육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평가기준>, 2017. 7쪽
6)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총론의 핵심 역량은 자기 관리, 지식정보 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 등 6개 영역이며, 역사과 교과역량은 역사적 사실 이해, 역사자료 분석과 해석, 역사 정보활용 및 의사소통,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해결 능력, 정체성과 상호존중 역량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논리 구조에서 목표 도달과 핵심역량의 신장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독려하는 과정이 과거보다 더 강조될 수밖에 없으며, 평가를 통해 가시적인 수치 혹은 결과물을 점검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를 누적적으로 기록하여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까지 더하면, 이른바 교-수-평-기의 과정이 완결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흔하게 쓰는 ‘교-수-평-기의 일체화’라고 칭하지 않겠다. 일체화라는 표현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체화는 곧 하나임을 강조하는 것인데 교육과정이 곧바로 교과서가 되는 것이 아니고 교사가 교과서대로 수업하는 것도 아니며, 수업한 모든 것을 출제하는 것도 아니고, 평가 결과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니 일체화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지나치다.
물론 일체화를 주창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학생이 사고하고 참여하는 수업, 수업과 긴밀하게 연관된 평가, 이에 대한 기록, 이를 바탕으로 입시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쳐 수업혁신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는 취지와 열정은 필자도 높이 사고 있다. ‘수업의 변화는 평가를 바꾸고, 수업의 변화가 기록을 풍부하게 한다.’7)는 것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과정 중심 평가를 모토로 ‘평가’라는 과정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평가를 앞세우다보면 수업이 그에 의해 제약받는 측면이 있어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일체화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역사과의 경우에는 교육과정 자체의 정합성, 완결성, 타당성 등에 대한 비판이 많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금과옥조로 삼고 그에 맞게 수업을 펼치는 것부터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신 필자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관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교-수-평-기가 하나의 연결된 과정이라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과 평가를 연관 짓고, 그 맥락을 살려 기록을 진행하는 선순환의 과정을 그려보려는 것이다.
과정 중심 평가는 말 그대로 교수・학습의 과정을 중시한다. 평가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평가의 관념도 새롭게 제시하였다. 기존의 관행은 학습 결과로서 평가인데 주로 채점과 줄 세우기의 양상을 띠었다면, 이제는 학습을 돕는 평가로서 학습과정에서 피드백과 격려로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학습 자체로서 평가라는 관점도 있다. 수업과 평가가 유기적 연결성을 갖도록 아예 교수・학습 과정안 자체에 평가란을 설정하고, 평가 항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8)
한 차시의 수업에 비유한다면, 수업 초반에 (평가 가능한) 학습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수업 전개과정에서 목표와 연관된 내용들을 구조화하여 판서하거나 활동지, 파워포인트 등에서 설명하고, 순회지도를 하면서 학생의 배움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이 되겠다. 심화활동에서도 목표와 긴밀히 연관된 활동과제를 부여하여 깊은 배움을 유도하고, 활동지 끝자락에 수업(성찰)일기를 쓰도록 하여 제대로 배웠는지, 어떤 것을 느꼈는지, 무엇이 궁금한지를 교사가 살펴보고, 즉시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다. 나아가 수업 중에 크고 작은 수행평가를 곁들여서 목표 도달 여부를 확인하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성장 진단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렇게 수업과 긴밀하게 연관된 평가가 되려면, 그 근거가 교육과정이 될 것이며, 성취기준에 기반을 두고 교수・학습 및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성취기준 분석이 과정 중심 평가의 중요한 첫 단계가 되는 것이다. 성취기준은 측정 가능한 평가기준으로 변환되고, 한 차시의 학습목표로 재진술되기도 한다.
7)김덕년,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에듀니티, 2017. 24쪽
8)윤종배, <역사 수업의 길을 묻다>, 휴머니스트, 2018. 145쪽
그렇다면 실제 수업과 평가 장면에서 과정 중심 평가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기존의 형성평가, 지필평가, 수행평가와의 관련성은 어떠한가? 새로운 평가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이라는 것의 실체는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자.
과정 중심 평가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는 형성평가이다. 형성이라는 말 뜻 그대로 지식이나 역량의 형성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한 차시 수업의 후반부에 앞서 다룬 사항을 확인하는 작업이어서 과정 중심 평가에 걸맞은 활동이다. 형성평가를 중시하여 ‘학습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업 장면에서 학생의 자료를 다각적으로 수집함으로써, 교사가 이를 근거로 피드백하고 학생은 성찰하게 되는, 교수-학습-평가가 통합된 활동’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9) 현실적으로 형성평가는 대개 지식이나 사실, 몇 가지 개념의 이해 여부를 묻는 것이어서 비교적 단순한 평가에 속한다.
다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수행평가이다. 작업 과정과 결과물을 동시에 평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과정 중심 평가의 취지가 가장 잘 맞는다. 개인별, 모둠별 평가, 한 차시 안에 하는 평가, 일정 기간을 두고 실시하는 평가, 포트폴리오 형태의 평가, 아예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이루어지는 평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지식, 기능, 태도와 협동성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평가를 할 수 있다. 평가 과정에서 수시로 피드백하여 결과물을 질을 높일 수도 있고, 협동이 필요한 모둠은 이를 독려하여 의사소통과 협업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예전처럼 교사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채 부실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독려하여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 평가이기도 하다.10)
마지막으로, 성격이 애매한 것이 지필평가가 될 것 같다. 지필평가는 전형적인 결과 평가인데 과정 중심 평가로 간주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서 펴낸 자료에는 지필평가도 과정 중심 평가의 일환으로 본다. 수업한 것을 출제한다는 전제와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도 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다. 요컨대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지 결과를 배제하는 평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충실한 과정이 있다면 결과 또한 과정과 긴밀히 연동되므로 학생의 배움과 역량의 신장 여부를 판별하여 다시금 수업에 환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필평가의 결과는 수치로 환산되어 학습의 성과가 명징하게 나타날 뿐 아니라 서·논술형 지필평가의 경우, 채점과정에서 교사가 학생의 배움 여부와 역량의 신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존의 여러 평가를 새롭게 인식하고 교-수-평-기의 과정을 긴밀히 연계시킨다는 점에서 교사 대다수는 과정 중심 평가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홀히 여기던 평가의 과정을 제대로 살려낸다는 것과 평가가 우선되고, 그 비중이 커지면서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요, 결과도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우려가 있다.
과정 중심 평가의 기저에는 백워드 디자인(역행 설계)이 전제되어 있다. 교-수-평-기가 잘 연결되려면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어떤 결과를 원하는가)를 먼저 생각해놓고 역으로 수업을 설계하면, 누수도, 궤도 이탈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9)김덕년,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에듀니티, 2017. 126쪽
10)윤종배, <역사 수업의 길을 묻다>, 휴머니스트, 2018. 142쪽
역행 설계는 2005년 무렵 위긴스(Wiggins)와 맥타이(McTighe)가 제시한 수업이론이다. 바라는 결과를 먼저 확인하고(목적 설정), 수용할만한 증거를 결정한 뒤(평가 계획), 이를 구현할 학습경험(수업 계획)을 구안하는 것이다. 목표 확인과 동시에 평가를 고려하며, 평가를 통해 도달 목표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하는 과정이다. 수업한 다음 평가를 궁리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미리 수업의 결과로 획득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방법을 생각한 뒤, 그에 맞게 수업을 구상하라는 의미이다. 새로운 발상의 역행 설계는 수업과 평가의 일관성을 극대화하여 마침내 일체화를 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수업과 평가의 순서와 비중이 역전되는 것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첫째, 평가에 나올 것만, 혹은 측정 가능한 것만 수업에서 다루어야 하는가. 빠듯한 수업 시간에 평가를 겸하기가 쉽지 않으며, 피드백까지 하려면 결국 수업내용이 축소되어야 할 텐데 줄어든 내용을 갖고 평가할 경우, 과연 수준 높은 결과물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과정 중심 평가의 취지가 지식에 머물지 않고 핵심역량을 두루 신장시키는 것이지만, 지식만 다루기에도 버거운 수업시간에 평가까지 감당할 경우, 평가할 내용만 다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수업의 풍성함과 역동성을 저해하지 않는가. 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므로 학급 구성원의 성향과 태도에 따라 같은 교사가 같은 내용을 수업해도 무척 다양한 경로와 맥락으로 진행된다. 수업은 일종의 블랙박스요 수시로 수업 상황이 달라진다. 학급에 따라서는 질문이 많거나 엉뚱한 발상이 많을 수도 있고, 교사가 의도하지 않은 의외의 배움이 있을 수도 있다. 예컨대 불의 발견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물었을 때, 학생들은 대개 보온, 조리, 조명 등을 읊조린다. 교사가 이 3가지만을 염두에 두고 수업한 뒤, 평가한다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어떤 학생이 불의 발견으로 도구를 만들었다는 발표를 했을 때, 교사는 무릎을 쳤다. 토기, 청동기, 철기는 물론, 고려청자, 조선백자, 오늘날의 제철소에 이르기까지 도구와 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셋째, 역사수업의 인문학적 특성을 살릴 수 있겠는가. 역사는 해석의 학문이다. 다양한 자료를 탐구하고 저마다의 해석을 내린 뒤, 생각의 차이에 대해 토의·토론하거나 발표하면서 공유하는 과정은 역사를 역사답게 배우는 ‘역사하기(Doing History)’이다. 아무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지식과 개념, 역사적 사실의 바탕 위에 활동을 전개해야 유의미한 배움이 가능하고, 역사적 사고력이 진전되기 때문에 평가를 앞세워 다양한 가능성을 미리 재단하면 역사하기가 크게 제약받을 가능성이 높다.
평가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것이 곧 과정 중심 평가의 안착과 확산의 관건이 될 터인데,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위상과 포함관계를 아래 그림처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과정 중심 평가에서 매우 주목해서 봐야 하는 개념 혹은 과정이 있다면, 루브릭과 피드백이 될 것이다. 루브릭은 사전적으로 ‘공유된 평가 기준’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흔히 채점기준이라고 부르는 내용에 점수만 표기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성취한 것과 더 노력해야 할 것을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대개 루브릭에는 평가할 과제의 하위 영역, 배점, 성취수준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예컨대 역사신문을 만드는 수행평가를 했다면, 신문의 완성도, 사실의 정확성, 내용의 창의성, 구성원의 협동성 등을 평가 하위 영역으로 삼고, 영역마다 3-5점 정도의 배점을 부여하고, 영역별로 내용이 충실한 정도에 따라 상, 중, 하 또는 노력 요함의 수준으로 나누어 진술하는 것이다.
루브릭은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참고하기도 하고, 자신의 평가 결과를 받아들고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의 성취수준을 구체적으로 가늠하고, 수행 결과의 한계와 장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며, 동 교과, 동 학년 담당 교사들과 함께 수업과 평가의 문제를 두고 연구할 근거를 확보하는 작업으로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루브릭의 필요성은 교사들에게는 정밀한 채점기준이 되며, 학생의 성취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에게 실질적인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정보가 되는 데 의미가 있다. 점수만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성취할 수 있는지 친절하게 그 경로와 목표점을 알려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루브릭은 작성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평가할 과제의 성격과 방식에 맞게 평가 영역을 정확히 설정하고, 영역의 특성에 따라 배점을 모두 같게 할 수도 있고, 달리할 수도 있다. 예컨대 기한 맞춰 과제물을 내는 것과 창의적으로 과제물을 작성하는 것이 같은 배점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취수준을 감안하여 학생들의 수준을 단계별로 나누어 진술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아래 예는 미흡하지만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작성한 것이다.
위와 같은 루브릭은 피드백의 직접적인 자료가 된다. 이제 피드백을 살펴보자. 피드백은 수업의 결과를 보고 환류하는 작업으로서 수업-평가의 종료이자 새로운 시작에 해당되는 작업이다. 피드백의 사전적 의미는 ‘학습자의 학습행동에 대해서 교사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일’이다. 종전의 피드백은 교사 중심, 인지적 영역 위주로, 결과를 놓고 교정하려는 성격이 강하였다.
최근에는 피드백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첫째, 평가 주체의 변화이다. 그 동안 교사만이 평가자로 존재하였으나 점차 평가 장면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교육부에서 펴낸 자료에서는 학생들이 수업뿐만 아니라 평가에도 더 많이 참여하기를 강조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동료 평가(모둠 내 평가/모둠 간 평가), 자기 평가 등이 권장되고 있다. 교사가 평가를 독점했을 때, 객관성의 측면에서 학생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을 평가에 참여시킴으로써 동료 학생의 발표를 훨씬 더 경청하도록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
13) 강대일, 정창규, <과정 중심 평가란 무엇인가>, 에듀니티, 2018. 208쪽
14)교육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핵심교원 역량강화 직무연수 자료집>, 2018. 113- 115쪽 양식
둘째, 피드백의 기능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평가 결과에 대한 교정에 머물지 않는다. 평가가 수업을 돕기 위한 일, 또는 수업의 일부로서 기능하기 때문에 결과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취한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짚어주는 것이다.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이 평가 점수를 받아들고 돌아서는 게 아니라 다시 노력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 지식 외에도 정서와 감수성, 학습태도 등에 대해서도 피드백 하는 등 영역 확장이 뒤따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의 신장을 고려해 볼 때, 단순한 지식의 획득이 아니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의욕을 북돋우는 등의 피드백도 필요한 까닭이다.
이렇게 중요해진 피드백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무심코 하는 부적절한 피드백과 다소 고민해서 제시해야 하는 좋은 피드백이다. “신분제도 문제들을 모두 정확히 풀었구나. 역시~ 너는 역사 천재야!”와 “어려운 신분제도와 역사 용어에 대해 잘 설명했구나. 그러나 만적의 난에서 노비들이 느꼈던 고통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 다음에는 그는 왜 그랬을까,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상상하면서 글을 준비하면 더 설득력이 있을 거야.”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을 꼽으라면 전형적인 결과 칭찬, 나아가 천재라는 비약이 있는 반면, 잘된 점을 칭찬하되 아쉬운 부분을 짚고, 그에 대한 해법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 보탠다면, 결과보다 노력을 칭찬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사의 태도도 필요하고, 과제의 성격에 따라 파악 즉시 피드백 할 수도 있고, 조금 말미를 두고 추이를 지켜본 후에 피드백하는 방법도 있다.
순회지도 시 조언이나 힌트를 주는 것도 적절한 피드백이 될 수 있고, 먼저 과제를 끝낸 모둠과 그렇지 못한 모둠의 시차가 발생할 경우, ‘1분 스파이’ 활동을 허용하여 짧은 시간에 다른 모둠으로 이동하여 설명을 듣고 와서 자기 모둠의 과제를 완료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교사만의 피드백이 아니라 학생끼리 피드백도 있을 수 있다. 이로써 교사의 수고를 덜고, 친구 가르치기도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활동 후 칭찬, 박수 유도 등도 간단하지만 좋은 피드백이며, 포스트잇 메모나 줄글 써주기로 개별적인 격려를 해줄 수도 있다.
말과 글 외에 도표나 연대표, 그림, 지도, 사진 등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한다거나 긴 말보다는 결과물의 핵심을 짚어서 부각시키는 센스, 관심을 틈틈이 보이며 슬쩍 한마디 얹어주는 피드백, 때로는 모둠활동할 때, 곁에서 독려하는 선제적 피드백 등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배움이 느린 학생이나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있는 학생을 챙기는 일을 많은 인내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리라 본다. 중요한 건 일회적이지 않고, 단편적이지 않고, 애정을 담아 학생들에게 용기와 의욕을 주는 교사의 태도가 될 것이다.
끝으로 위의 피드백 내용을 정리하여 학기말에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소위 교과세특)을 기록하면, 교-수-평-기의 과정이 완성된다. 일상적으로 진행된 피드백을 한소끔 정리하는 것이 생활기록부에 담기게 된다. 이를 두고 교사의 평가권 측면에서 설명하는 사람들은 기록에 상당히 큰 의미를 부여한다. 기록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자료로 기능하는 측면이 있지만, 교-수-평의 과정을 거쳐 학생이 성장한 이력이요, 교사의 언어로 학생의 성장과정과 성장 가능성을 진술한 것이기에 진정한 의미의 평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15)
아래의 예시는 기록을 하되 나름의 절차와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한 것이다.16) 중학교는 자유학기제나 정규 역사수업에서 다룬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면 되고, 고등학교의 경우는 좀 더 많은 양을 충실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겠다.
마인드맵, 모의재판, 문화재 조립, 모둠 토론, 역사 글쓰기 등을 하면서(활동 영역) 역사적 사실과 인과관계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있으며,(성취 수준) 수업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가운데(수업 태도) 모둠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하여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동료 평가), 활동지도 학기 초에 비해 성실히 작성하여 차츰 완성도가 높아짐(성장 진단)
15) 김덕년,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에듀니티, 2017. 221쪽
16) 윤종배, <역사 수업의 길을 묻다>, 휴머니스트, 2018. 147쪽
과정 중심 평가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는 대목과 실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공존한다. 원칙적으로 옳고 추구해야할 방향이지만, 실행과정에서 무리가 따르거나 비틀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함께 살펴야 한다. 평가는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조심스러운 작업인데, 고민이 충분하지 않으면, 교사들이 시류에 떠밀리며 지쳐가거나 형식적으로 모양새를 취하면서 수업혁신이라는 지향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첫째, 평가보다 수업 개선이 먼저이고 본질이다! 앞서도 지적한 것처럼 평가가 우선되다보면 수업이 왜소해지고, 다양성과 풍부함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평가가 잦아지고 중시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평가를 위한 평가를 하는 상황이 벌어져 본말이 전도될 우려가 있다. 먼저 수업 디자인을 충분히 고민하고 나서 학생의 능력을 확장할 평가를 구안하는 것이 수업의 생동감과 평가의 정확성을 함께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다.
여담이지만, 평가로 수업을 바꾸려는 시도는 대부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994년 대입시험에 도입된 수학 능력 시험은 강의와 주입식 교육을 바꾸고 학생의 사고력을 증진시킨다는 목표를 표방했지만, 초반의 참신함이 사라지고, 수업의 변화는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시도 교육청마다 수업을 바꾼다며 서·논술형 시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단답형의 변형된 문제 정도로 출제되고 있다. 2009년 무렵에 한 차례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것이 다시 2019년부터 서·논술형 시험이 강조되고 있는데, 얼마나 수업에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부분이다.
둘째, 피드백보다 피드포워드(Feed Forward)가 더 중요하다.17) 피드백을 통해 학생 개인별 맞춤형으로 성장 진단을 하고, 학습방안을 알려주는 것은 교사로서 늘 꿈꾸는 일이지만, 이것이 일상성과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걱정이 된다. 대다수 교사가 학교의 각종 업무에 치이고, 학급운영과 생활교육에 시달리는 와중에 근근이 수업하고 있는데, 수시로 평가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하라고 주문하면, 과연 교사들이 충실히 해낼 수 있을까? 곧이곧대로 수업과 평가를 무한반복 하다보면 교사들이 과로사(?)할 우려가 있다. 교사에게 쉼이 있고,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학생을 품고, 친절하게 격려하는 것이 가능한데, 격무에 시달리면서 학생 개인별로 충실히 피드백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피드백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최소화하는 걸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제시한 루브릭을 상세하게 다듬어 학생들에게 과제 수행 전에 미리 제시하고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것이다. 사전에 여러 요소와 상황을 예측하여 학생들이 오류를 범하거나 소홀히 하는 부분이 적도록 안내를 충실히 하는 것이다. 작년에 실시했던 수행 작품이나 서·논술형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학생들이 과제 수행 방법이나 내용 구성안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일종의 피드포워드가 되겠다. 루브릭과 모범답안 덕분에 학생들의 과제 수행 결과에 따른 교사의 뒷수습이 훨씬 수월해 질 것이다. 또 피드백할 때도 일의 효율성을 생각해서 활동지 검사 시 단순히 빈칸이 있는지, 오답이 있는지 등은 짝끼리 활동지를 맞바꿔서 점검하게 하고, 교사는 수업(성찰)일기에 적힌 내용을 살펴보고 필요한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17) 권영부, <리터러시 기반의 학생활동중심 수업 만들기>, [2018 서울중등수업비평연구회 연수자료집] 38쪽
셋째, 평가와 채점은 다르다. 평가는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다. 학생의 학습 상황을 판단하고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성격이 짙다. 반면에 채점은 점수를 매겨 줄을 세우고 등급을 판정하는 작업이다. 이 둘은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우리는 오랜 관행으로 평가 = 채점이라는 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평가가 곧 채점이라면 과정 중심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점수만 산출하면 되니까 과정에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평가의 본질이 진단과 격려, 성장 가능성 모색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취 여부를 파악한 후, 학생의 기 살리기가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빠듯한 수업과 잦은 평가로 바빠서 교사들이 무심코 점수 부여에만 신경을 쓴다면 다시금 결과 평가로 회귀할 우려가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넷째, 수업 태도 기록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수행평가 항목에 곧잘 등장하는 ‘태도’는 사실 벌점의 영역에 해당하는 행동들이 대부분이다. 늦게 입실하였다거나 교과서나 활동지 파일을 안 갖고 왔다거나 주위가 산만하다, 떠든다 등의 행동들로 수행점수에서 감점하는 경우가 많다. 수행평가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수업 준비가 부실한 것이므로 태도를 문제 삼아 감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교육청에서도 태도 문제로 감점하지 말라는 지침을 해마다 내려 보내고 있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수업태도 기록부를 활용하여 부정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학생 면담, 혹은 학부모 면담의 객관적 증거로 삼고 몇 차례 주의를 줘도 시정되지 않으면 벌점을 주면 된다. 흔히 ‘나만 미워해!’하는 녀석들일수록 여러 과목에서 체크를 당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긍정 행동도 여기에 기록하기를 권한다. 수업 중에 칭찬한 일이나 독특한 발표, 참신한 질문, 친구를 적극 돕는 행동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가 이를 추려 교과세특에 써 주는 것이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학기말에 긍정 행동을 써주고 싶어도, 어떤 피드백을 해줬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으므로, 일상적으로 긍정 행동을 메모해 두었다가 이를 토대로 생활기록부에 잘 기록해 주는 것이다.
18)교원대 박영민 교수가 <2018년 전국 중등 수석교사 역량 강화 직무연수>에서 언급한 것을 인용함.
19)수락중학교, <수업혁신, 성찰과 진화의 기록 2015>, 198쪽
위에서 태도는 점수화하지 말라고 했지만 수행평가에서 태도를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모둠활동에서 협동성이 필요한 부분에서이다. 학생의 태도 여하에 따라 모둠활동이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으니 이때의 태도는 매우 중요한 변수요 활동의 영역이므로 평가 가능한 것이다. 다만 태도라는 명칭보다는 협력성, 협동성 등의 영역으로 설정하여 점수를 부여하면 좋을 것이다. 20)
지금까지 과정 중심 평가 논의를 하면서 필자는 필요성과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교실 현장에 적용함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피력하였다. 수업과 평가의 일관성이 학생의 배움을 넓고 깊게 한다는 개혁적 지향에 공감하되 실천 과정에서 만만치 작업량이 있으므로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감 있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거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기에 교사 스스로 나름의 호흡을 갖고 장, 단기 계획을 세워서 평가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상급 교육기관에서 하달하는 관료적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이런 여건을 활용하여 교사의 평가권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가라면 불안해하거나 귀찮아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평가 방침을 차분하게 설명해야 하며, 켜켜이 쌓인 학부모들의 불신과 평가에 대한 고정관념도 설득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평가가 평가다와지도록, 수업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새롭게 자리매김 해야 한다.
필자는 예전에 전국역사교사모임과의 평가 관련 대담에서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해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자’는 논지를 펼친 바 있다.21) 잘못된 관행과는 싸우고, 더 나은 수업을 위해 일(노력)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가 우리 앞에 있는 만큼 신발 끈을 단단히 고쳐 매야 할 것 같다.
사족으로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루브릭의 연관성, 과정 중심 평가의 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하고자 한다.22)
20) 교육부,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 2017. 21쪽
21) 전국역사교사모임, <역사교육> 2019 봄호 216쪽
22) 김재준, <과정 중심 평가> 강의용 파워포인트에서 발췌하였다.
** [편집부주] 본 원고 내에 잠시 인용되기도 했던 <역사교육 2019 봄호>에 싣린 역사과 평가 혁신 원고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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